'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파운드·유로 가치 일제히 하락

英유력 총리 후보 존슨 '노딜' 위해 10월 정회 고려 중
전날 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백스톱'조항 사실상 폐기 선언하기도
  • 등록 2019-07-17 오후 7:48:01

    수정 2019-07-17 오후 7:47:53

영국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파운드화 가치가 2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 대비 0.7% 하락한 1.241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4월 이후 27개월 만에 최저치다. 유로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도 전날 1.1258달러에서 1.1216달러로 하락했다. 유럽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스카이뉴스는 이날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10월 31일 예정대로 EU를 떠나기 위해 오는 10월 2주 간 정회를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 추진을 막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날 열린 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두 총리 후보가 ‘안전장치(Backstop)’를 폐기하겠다고 입을 모은지 하루 만에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증폭됐다.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전 장관은 전날 토론회에서 “나는 (브렉시트) 시한과 일방적인 탈출구 또는 백스톱을 위해 공을 들인 모든 장치와 구실, 보완 내용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도 “백스톱은 현 상황에서는 죽었다”며 안전장치 조항이 큰 도움이 안 되는 만큼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당선되든 백스톱 조항은 폐기될 것이라는 얘기다. 백스톱 조항은 브렉시트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간 국경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하드보더’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과 충격을 막기 위해 EU와 합의한 사안으로, 브렉시트 이후에도 당분간 EU관세 동맹에 잔류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국 의회는 EU 잔류 기간의 종료 시점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데다, 영국 본토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EU 상품규제를 적용한다는 점 등을 문제삼으며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 조항은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끝내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한 주요 원인이었다. 나아가 메이 총리를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면 두 차기 총리 후보 모두 떠안고 갈 수가 없다. 존슨 전 장관과 헌트 장관이 한목소리로 폐기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결과적으로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키운 셈이다.

한편 EU측은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날 신임 EU집행위원장에 선출된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도 “백스톱은 소중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지켜져야 한다”라고 말을 해 브렉시트를 두고 영국과 EU간 견해가 좁혀질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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