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나선 日도시바, 직원 규모도 5분의 1로

원자력·반도체 사업 등 분할 매각으로 임직원 수 2만5000→5000명으로
  • 등록 2017-04-19 오후 4:44:55

    수정 2017-04-19 오후 4:44:55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시바(東芝)의 직원 규모가 사업 구조조정 후 현재의 5분의 1까지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을 대표하는 142년 역사의 거대 기업에서 보통의 대기업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도시바가 자금난을 메우기 위해 주요 사업을 분할 매각한 후 사회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재건에 나선다는 회생계획을 확정했다고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반도체 부문과 해외 원자력 사업 등을 분할 매각하는 과정에서 전체 직원의 약 80%인 2만명이 도시바를 떠나게 된다는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역산하면 남게 될 직원은 5000명에 불과하다.

이미 도시바 반도체 부문은 이달 1일 ‘도시바 메모리’란 이름으로 분사하면서 약 9000명의 직원이 도시바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닛케이는 다만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들에 대한 처우는 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도시바는 1875년을 모태로 하는 142년 역사의 기업이다. 전성기 땐 반도체부터 방산, 철도, 원전을 아우르는 83개 계열사의 그룹이었으나 2015년 회계부정 적발에 이어 지난해 12월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에서 7조원대 손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2016년 회계연도 채무초과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대로면 상장폐지도 불가피하다.

도시바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지난달 수처리·철도시스템 같은 사회 인프라와 화력발전을 포함한 에너지, 반도체를 뺀 전자기기, ICT솔루션 4개 부문만 남긴 채 나머지는 분사나 매각해 손실을 메운다는 회생안을 내놨고 최근 이를 확정했다. 도시바는 올 6월 하순 열리는 전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이 회생계획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관리·연구 부문만 남긴 모회사를 중심으로 사업 중심의 자회사를 두는 지주사 체제 전환도 검토한다.

이 회생계획 역시 순탄치만은 않다.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재건 계획에는 인프라 기기 설치를 위한 특정건설업 허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일정 수준의 재무 건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할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하루빨리 확보해야 한다. 도시바가 보유한 현 특정 건설업 자격의 유효기간은 올해 12월이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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