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딜'대비 3조 추가 예산 마련…"끔찍한 세금 낭비"비판

재무 "예비자금 21억 파운드 준비"
브렉시트 준비예산 총 63억파운드로 늘어
국경 인프라 확충 및 의약품 비축에 사용
노동당 "노딜 충분히 피할수 있는데…세금 낭비" 맹비난
  • 등록 2019-08-01 오후 6:39:06

    수정 2019-08-01 오후 6:39:06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 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영국 정부가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노딜 브렉시트)할 것에 대비해 추가 예산을 마련했다. 무려 21억파운드(약 3조 233억원)나 확대 편성했다. 브렉시트 마감시한인 10월 31일까지 ‘무조건’ EU를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당은 노딜 브렉시트를 충분히 피할 수 있는데도, 불필요하게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3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브렉시트를 대비한 추가 준비예산을 공개했다. 자비드 장관은 “이번 추가 예산은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는 오는 10월 31일 EU를 떠날 준비를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EU와 좋은 협상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합의 없이 EU를 떠날 수밖에 없다”며 “(브렉시트까지) 남은 92일 동안 EU를 떠날 준비를 확실하게 마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급 편성된 이번 추가 예산은 필수 의약품 비축과 국경수비대 인력 500명 추가, 국경 시설 확충, 브렉시트 이후 개인·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는 용도 등으로 쓰일 방침이다. 재무부는 즉각 11억파운드를 현금으로 풀고, 필요시 10억파운드를 추가 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를 대비해 마련한 예산은 앞서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때 마련한 43억파운드를 포함해 총 63억파운드(약 9조 729억원)로 늘었다. 대규모로 재정을 풀어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노동당의 존 맥도넬 의원은 “정부는 이 수십억파운드를 노딜 브렉시트가 아닌 학교, 병원, 사람들에게 쓸 수도 있었다”며 “노동당은 영국 국민을 위해 노딜 브렉시트를 막고, 브렉시트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그 힐러 영국 하권 공공회계 위원장도 “정부는 당연히 (노딜)비상사태에 대비해야 되지만, 이것은 정부가 자초하는 비상사태”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지출 공약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며 앞으로 3개월 안에 어떻게 500명의 국경 관리인을 적절하게 채용하고 훈련할 수 있을지 반문했다.

정부 싱크탱크도 29일 낸 보고서에서 “준비된 노딜은 없다”며 “강경 브렉시트론자들이 말하는 EU와의 깨끗한 결별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비민주적인 백스톱조항을 포함한 현재의 EU 탈퇴 협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EU와 본격적인 재협상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브렉시트 수석보좌관은 EU측 고위관계자들과 예비 만남을 갖기 위해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관련 입장을 공식 전달하고 재협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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