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춤하니···달걀보다 닭고기값이 뛰네

유통업계, 이마트·롯데마트 생닭 가격 인상 계획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 인상 적극적으로 검토 중
  • 등록 2017-02-08 오후 10:04:56

    수정 2017-02-09 오후 1:58:24

[이데일리 김태현 강신우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올초 떨어진 닭고기 가격이 설 연휴 전후로 크게 오르면서 유통업계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7일 닭고기 가격은 산지가 기준 1kg당 1992원(도매가 363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7일 894원(도매가 2759원)까지 떨어졌다가 설 연후 직후 1500원대로 회복한 이후 30%가량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생닭 제품 일부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수년째 동결 중인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통업계, 생닭 가격 일제히 인상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인 이마트·롯데마트는 당장 내일(9일)부터 일부 상품에 한해 5~8%의 가격 인상을 할 방침이다. 백숙용 생닭(1kg)을 기준으로 이마트는 기존 4980원에서 5200~5300원, 롯데마트는 4900원에서 5200원으로 오른다.

홈플러스도 구체적인 시기는 정하지는 않았지만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닭고기 값 줄인상은 AI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살아난 데 반해 공급 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산지·도매가 상승과 함께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 수요는 늘어나는데 AI 방역차원에서 닭고기를 다시 키우기 어려워지면서 공급량은 줄고 수급조절이 안돼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AI로 가파른 오름세 보였던 계란가격은 하락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한 판 가격은 8107원으로 지난달 25일 9000원대가 붕괴된 이후 13일 연속 하락했다.

닭고기값 급등에 치킨 가격 마저 꿈틀

닭고기값 급등으로 서민 음식인 치킨 가격 마저 인상될 조짐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원재료인 치킨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대부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닭고기 공급 업체와 여러 변수를 고려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닭고기를 거래하고 있어 당장 타격이 없지만, 닭고기값 오름세가 계속 된다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매출 1위 교촌치킨은 “닭고기값 급등에 인건비 등 고정비가 계속 인상되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BBQ 역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에서 가격을 인상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수년째 가격을 동결한 상황에서 이런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수년째 가격을 동결했다. BBQ는 2009년 후라이드 가격을 1만6000원으로 올린 이후 8년째 이 가격이다. bhc와 교촌치킨 역시 4년 이상 가격을 동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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