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달러가 너무 강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2일(현지시간) 발언에 시장이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달러화 가치 상승이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금융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전 공약과 달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총재의 연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연준의 저금리 기조를 비판해 왔다.
트럼프가 ‘강달러’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재정투입을 비롯해 필연적으로 달러가 강세가 될 수밖에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강달러가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해 왔다. 그러나 이번엔 이전과 달리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가 자국 통화가치를 약세로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이 지난 수개월 동안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으며 북한 문제를 논의할 때 이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오히려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며 “강달러는 미국에 타격을 주지만 부분적으로 내 잘못도 있다”며 기존 통화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그의 정책 변화 시사에 시장은 요동쳤다. 달러화가 급락했다. 뉴욕외환시장 엔/달러 환율은 장 막판 달러당 109.20달러로 전날보다 0.37% 떨어졌다. 도쿄외환시장에서도 13일 한때 109엔 선이 무너졌다가 오후 들어 간신히 109엔대 초반으로 회복했다. 최근 5개월 중 최저다. 또 이 여파로 도쿄증권시장 닛케이225지수도 전날보다 0.68%(125.77) 내린 1만8426.84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 연속 하락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 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1bp=0.01%) 내린 2.294에 거래됐다. 역시 5개월 만에 최저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