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외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ABC 신사업 속도 낸다

트럼프2기 불확실성 커져…성과 입증된 CEO 유임
미래 성장동력 준비에 방점…ABC분야서 신규임원 발탁
신규 리더십 세대교체도 단행…변화와 혁신에 속도
  • 등록 2024-11-21 오후 6:36:37

    수정 2024-11-21 오후 7:46:52

[이데일리 김소연 조민정 기자] LG그룹이 미래 신사업의 키를 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재신임했다. 조직 안정과 효율성을 도모하면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중심으로 한 미래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제품 단위로 나뉜 기존 사업본부를 솔루션 관점에서 재편하고 냉난방공조(HVAC)를 중심으로 한 ES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의 조직개편이 눈에 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친정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홍범식 LG유플러스 신임 사장,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
안정 속 쇄신…리더십 세대교체도 단행

LG그룹 각 계열사들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키워드는 ‘안정 속 쇄신’이다. 무엇보다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부분 유임됐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성과와 역량이 입증된 CEO들을 대부분 유임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구광모 회장이 ABC 사업에 힘을 주며 그룹 체질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실행하는 각 계열사 CEO들의 사업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한 조치로 읽힌다. LG그룹은 올해 전체 신규 임원 중 23%(28명)를 ABC 분야에서 발탁했다.

LG그룹은 이와 동시에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CEO와 사업본부장 4명을 신규 보임하며 신사업 강화를 위한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LG 관계자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높일 것을 강조한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 신임 CEO에 선임된 홍범식 사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4년간 LG유플러스를 이끌어온 황현식 사장이 62세로 용퇴하고 56세 홍 사장이 수장을 맡으면서 세대교체를 이뤘다. 홍 사장은 구 회장이 2018년 취임한 뒤 영입한 첫 외부 인재다. 당시에도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각각 김상민 전무와 김동춘 부사장을 선임했다. LG CNS CEO에는 현신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1980년대생 상무 3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LG그룹 내 80년대생 임원 수는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지난 5년간 3배 증가했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LG화학이 ‘북미 외교통’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새로 영입한 점도 주목된다. 북미사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대미 협상력 강화 차원에서다.

LG 그룹은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1980년대생 상무 3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사진 왼쪽부터. LG AI연구원 이문태 수석연구위원, LG AI연구원 이진식 수석연구위원, LG유플러스 조현철 상무
2030 미래비전 가속화 맞춘 조직개편

LG전자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역시 눈길을 끈다. 이는 ‘2030 미래 비전’ 가속화에 방점을 찍었다. 제품 단위로 나뉘어 있던 기존 사업본부 체제를 개선해 홈어플리케이션솔루션(HS), 미디어엔터테엔먼트솔루션(MS), 차량용 솔루션(VS),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로 재편했다. 신설된 ES사업본부에는 이재성 부사장을 선임했다.

ES사업본부는 전사 기업간거래(B2B)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린 조직이다. 또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사업을 이관받아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클린테크 분야에서 B2B 사업 성장을 가속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룹의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139명)보다 약 13% 줄어든 121명이다. 신규 임원은 지난해(99명)에서 86명이다.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임원 조직을 슬림화했다.

LG그룹은 현재 권봉석 ㈜LG(003550)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 등 부회장단 2인 체제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부회장 하마평에 올랐던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부회장단을 늘리지 않으면서 구 회장의 친정체제를 공고하게 가져가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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