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서울시가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대한 공원 지정 강행에 나선다. 서울시는 내년 초까지 매각금액을 회수해야 하는 대한항공의 상황을 고려해 제3기관이 송현동 부지를 선매입하고 향후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을 검토·협의 중이다. 단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공원 결정고시는 유보됐다.
서울시는 7일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포함한 북촌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가결’ 했다고 밝혔다.
변경(안)은 송현동 부지(48-9번지 일대, 3만7141.6㎡)의 구 미대사관직원숙소의 ‘특별계획구역’을 폐지하고 ‘공원’으로 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관련법령에 따른 절차를 이행해야 부지매입 예산확보가 가능한 만큼,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관련절차를 신속 추진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다만 법적효력이 발생하는 결정고시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 권익위 중재 아래 그동안 3차례의 출석회의와 실무자 회의, 기관장 면담 등을 통해 부지매각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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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부지는 규모로 경복궁과 인접해 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의 집들이 있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의 사택 부지로 쓰였다. 광복 후에는 국방부 소유로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사택 부지로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웠다. 지난 2002년 6월 삼성생명이 매입하면서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갔고, 이후 대한항공이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인 이후 7성급 관광호텔 건립을 계획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 도심 한복판의 마지막 남은 미개발 대규모 부지인 송현동 부지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입지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송현동 공원화사업은 역사·문화적 차원에서도 국가적 중요사업이자,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협력과 협조가 절실하다”라며 “앞으로도 대한항공과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