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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4월27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4.57㎢), 6월 22일 삼성·청담·대치·잠실(14.4㎢)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이 만료된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지역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 기대감을 반영, 단기간 집값이 급등한 점을 고려해 2021년 4월부터 2년째, 삼성·청담·대치·잠실 지역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기대감에 따른 투기 우려로 2020년 6월23일부터 3년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매매할 때 관할 기초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특히 주거용 토지는 매수자가 2년간 실거주용으로 이용해야 하므로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최근 들어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부동산 거래절벽과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1·3 대책을 통해 강남3구·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전매제한·실거주 요건 등 대규모 규제 완화를 시행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도 해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거래 규제 효과로 이들 지역의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랐는데 거래부진이 심화하면서 집값 하락폭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이들 지역이 개발 호재를 이유로 지정됐고 투기를 막을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특히 규제 완화로 구축 노후 아파트가 잇따라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자칫 시장을 자극에 다시금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재건축·개발 호재가 핵심지만 지정했다는 점과 도입취지를 생각해보면 당장 풀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토지거래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요건에 맞는 실수요자만 허용해주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서울시가 한강변을 중심으로 고밀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지금은 침체기여서 거래가 없다지만 이들 지역은 희소성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언제든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가 많고 물건은 적은 지역이라 (토지거래허가제 완화가)집값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서울시의 입장은 어떨까. 아직 이렇다 할 명쾌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이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과 집값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지만 자칫 ‘실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 신중에 신중을 더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의 주거 비용은 국제기준으로 제일 높다”며 “안정적 하향 추세를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해 이른바 부동산 가격 연착륙을 통해 문재인 정부 초기 정도까지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완료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 서울 집값이 여전히 비싸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를 검토할 시점이 아니다”며 “재지정 검토 시점의 주변 시세와 거래 동향 등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