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결국 에르도안 입맛대로…“내달 23일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터키 선거委 “내달 23일 재선거…선거법 위반 다수 확인”
"非민주적 결정·정치 불확실성 확대"…6일 리라화 2.2%↓
  • 등록 2019-05-07 오후 5:41:40

    수정 2019-05-07 오후 5:41:40

레제츠 타이이트 에르도안 대통령[사진= 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터키 선거위원회(YSK)가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 결과를 무효로 되돌리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야권에 이스탄불을 뺏긴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집권당 요구를 위원회가 받아들인 것이다. 재선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됐고 터키 리라화는 다시 추락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터키 선거위원회는 지난 3월31일 치러진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 결과에 “불복한다”며 정의개발당(AKP)이 제기한 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달 23일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가 한 번 더 치러질 예정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개표 감시위원을 맡도록 돼 있는데, 이를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AKP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이다. 지난 3월31일 지방선거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야권에게 이스탄불을 내줬다. 당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는 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를 근소한 차이로 꺾었다. 두 후보의 표차는 약 1만4000표로 득표율 격차는 0.2%에 불과했다.

이후 AKP는 개표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벌어졌다며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부정이 벌어진 게 명백하다”고 거드는 한편 “국민들이 재선거를 원한다”며 선거위원회를 압박했다.

이날 재선 소식이 전해진 뒤 리라화 환율은 출렁거렸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날 리라화 가치는 2.2% 가량 하락했다. 장중 한 때 1달러당 6.14리라에 거래되기도 했다. 리라화 가치는 지방선거 이후 현재까지 10% 넘게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 및 경제 불안,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 우려 등이 주된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티모시 애쉬 블루베이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가디언에 “터키의 거시 경제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결정은 터키의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위상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선거 결정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원치 않은 결과가 나오자 결국 그의 뜻대로 무효화 시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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