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IRA 수혜를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 조 단위 투자를 하며 생산 거점을 설립했으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정책인 IRA 법안을 폐지하겠다며 벼르고 있어 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인 김 대표는 1일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4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선 후 소비자들에게 가는 보조금에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생산자들이 받는 보조금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러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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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둔화한 배터리 업황 반등 시점은 내후년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내년까지는 어려울 것 같고 내후년 정도부터는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캐즘 극복을 위해선 수요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7월 건설이 일시 중단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3공장 건설 재개 시점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추진하던 공장 건설 시점 역시 전기차 시장 캐즘에 따라 속도 조절 중이다. 현재 세부 내용을 재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원통형 배터리는 추가 수주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원통형 등 고객사를 다양화했고 계속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수조원대에 달하는 50.5GWh(기가와트시) 대규모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 물량은 46시리즈 신제품으로 알려졌다.
“LFP·미드니켈로 포트폴리오 다양화해야”
김 대표는 이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촉발된 배터리 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정이 2인 3각 달리기처럼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부도 이에 화답했다.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축사에서 “정부도 배터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뛰겠다”며 “정부와 민간이 호흡을 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전지산업발전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그는 1998년 LG화학 배터리연구소를 시작으로 연구개발(R&D), 전략기획, 마케팅 등 배터리 관련 전 분야에서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배터리 산업의 날은 배터리산업협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2021년 11월 1일 국가전략산업으로 발돋움한 성과를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다. 매년 같은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산업 발전 유공자에 대한 포상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