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 둘만 있으면, 그게 행복이죠"[2022 W페스타]

오은영 박사 기조연설
건강한 애착 관계 형성이 중요
행복은 상태 아닌 찰나의 감정
마법의 순간 잊지 말고 누려야
  • 등록 2022-10-26 오후 7:02:24

    수정 2022-10-26 오후 10:28:21

[이데일리 김형욱 이광수 이용성 기자] “그저 마음이 편안하고 가까운 주변 사람과 그럭저럭 잘 지내면 그것이 행복이다. 2~4명이면 충분하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 기조강연에서 “행복은 잠깐 스쳐 가는, 마음이 뜨거워지는 찰나의 순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많은 사람이 행복을 어떤 지점에 이르면 오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순간’이며, 본인과 가까운 주변이 그 행복한 ‘마법의 순간’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트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오 박사는 2020~2021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오 박사는 “인간은 다른 사람과 자연환경 등 주변에 많은 것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본능적인 기질이 있다”며 “하지만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람끼리 상호작용할) 혼자 있을 때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방법으로 가까운 2~4명의 가까운 주변과의 건강한 애착 관계 형성을 꼽았다. 오 박사는 “사람은 중요한 사람과 잘 붙어 있지 않으면 외로워진다” “생존과 행복을 유지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애착 대상은 부모, 청소년기에는 부모와 친구, 결혼 이후엔 배우자·자녀와 잘 지내는 것이 행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이를 위해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내가 바라보는 내가 있고, 타인이 바라보는 내가 있지지만 이 차이를 크지 않게 일관된 나로 통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소셜 네트워크(SNS)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나 자신을 통합하지 못하면) 타인의 SNS 계정을 보고 나를 비교하게 된다”며 “부분의 합이 ‘나’인데, 타인의 삶과 나의 부분을 나눠서 비교하면 가치가 없게 느껴지고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W페스타는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를 주제로 오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와 기업인, 방송인이 나서 발표하고 토론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나를 스스로 사랑하고 가족 등 가까운 주변과 잘 지내는 게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역설했다.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좋은 사람과의 식사를 행복의 주요 자원으로 꼽았다. 곽정은 메디테이션랩 대표는 내 몸 그대로를 바라보는 내 몸의 주인이 될 것을 제언했다. 왼손 절단 사고를 경험한 피트니스 선수 겸 인플루언서 ‘윤너스’ 김나윤 씨는 “타인의 기준이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아이가 낳으면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정말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나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며 “정부가 다 책임질 순 없지만 국민을 안심시키고 행복을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렵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것이 행복의 공식”이라며 “힘들고 어렵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누군가 행복하느냐고 물었을 때 주저치 않고 ‘예’라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방송인 후지모토 사오리, 최가림 펫트너 대표, 이진주 티빙 ‘환승연애’ PD, 최명화 블러썸미 대표, 배우 최수종이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관계-우리 사이의 N차 방정식’ 주제로 발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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