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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4일 긴급히 소집한 교섭단체 원내대표단 회동에서 이날 오후 2시까지를 5월 국회정상화 데드라인으로 못 박았다. 정 의장이 오는 9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순방이 예정돼 있고, 집권여당인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11일인 점 등을 감안해 전반기 마지막 국회의 협상 마지노선을 정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주례 교섭단체 원내대표단 회동에서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의원 세비 반납과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의원들의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추진하겠다면서 여야를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6월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는 김경수(경남지사)·박남춘(인천시장)·양승조(충남지사) 민주당 의원과 이철우(경북지사) 한국당 의원의 사직서가 14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공직선거법 상 해당 의원 지역 재보궐은 내년 4월에나 열리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이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하면, 본회의에서 사직서를 처리하지 못해도 지방선거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원내수석 간 논의에서 여야는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추후 협의는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마무리 짓기로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은 수석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서로 의견 일치가 돼 합의를 본 부분도 있고 의견이 달라 합의를 못 본 부분도 있다”며 “오늘 논의된 부분에 대해 각자 보고를 하고 그 이후 원내대표가 논의를 이어가게 요청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박 원내수석은 이날 중 추가협상 가능성이나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건없는 특검을 민주당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이날 오후 2시까지 민주당이 조건 없는 특검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천막농성과 김성태 원내대표 단식 투쟁을 접고 5월 국회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한국당은 협상 추이를 보면서 향후 투쟁 중단 여부와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정상화와 특검수용의 단호한 의지를 모으기 위해 오늘 전체 의원들이 철야 농성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날 국외순방을 떠날 예정이었던 정 의장은 일정 취소와 축소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국외순방 일정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