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대학 재학생·대학가 주민은 이처럼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가 인근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지역사회에 대한 비난이 일까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조주빈의 신상공개는 마땅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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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조주빈이 다녔던 인천의 모 전문대에서 만난 재학생들은 같은 학교에 다녔던 이가 ‘박사방’ 운영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해당 대학 건축과 김도형(25)씨는 “조주빈을 직접 아는 건 아니지만, 같은 시기 학교에 다녔으니 지나가다 마주쳤을 수도 있다”며 “학교 졸업생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조주빈이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넘은 탓에 그를 기억하는 이는 교내에 없었으나 재학생들은 조주빈 탓에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했다. 김씨는 “인천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또 인천’이라는 말을 했다”면서 “우리 지역과 대학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덧씌워질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학교 교수들은 조주빈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A 교수는 “조주빈이 다닌 과는 2년제여서 2년 단위로 학생들이 바뀌어 학생들을 일일이 기억하는 게 어렵다”며 “조주빈을 직접 가르치진 않았으나 이번 사태가 터진 이후 교수로서 사회에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조주빈이 학창시절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학보사 사무실의 문은 이날 굳게 닫혀 있었다. 조주빈은 신입생이던 2014년 학보사 수습기자로 선발돼 그 이듬해 1학기까지 학보사에서 활동했다. 그는 학보사 활동 중 학교의 성폭력 예방에 대한 기사 등을 작성했으며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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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지역 주민은 조주빈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신상 공개 조치와 그에 맞는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씨는 “피해자들과 같은 여성으로서 고통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조주빈뿐만 아니라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개입한 모든 범죄자의 신상이 공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도 이 같은 지역민들의 분노는 드러났다. 인천 시민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주빈과 또래라 한 다리만 건너면 알 수 있다는 게, 그리고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소름 돋는다”며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을 모두 검거하면 주변에 얼마나 이 같은 이들이 더 나올지 모르겠다”라고 성토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기준 ‘n번방 사건 용의자의 신상공개를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엔 250만명이 참여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조주빈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이 공개된 첫 피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