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3세로 옮겨간 라면家 선두경쟁

농심·삼양·오뚜기, 라면 3사 오너 3세 경영 참여 활발
내수부진에 해외사업·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
"3세들의 경영 성과 따라 업계 판도·승계 정당성 확보할 것"
  • 등록 2024-11-28 오후 5:47:55

    수정 2024-11-28 오후 6:49:12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라면식품업계의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K라면 수출액이 사상 첫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K라면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너가 3세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 (사진=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삼양식품·오뚜기 등 라면 3사의 오너가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농심의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은 올해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고(故) 신춘호 농심 그룹 창립자의 장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그는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리, 부장을 거쳐 2021년 말 상무에 오를 때까지 매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초 출범한 미래사업실을 맡아 그룹의 글로벌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과 신규사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큰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인 셈이다. 신 전무는 건강기능식품과 스마트팜 사업을 구축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기존 라면과 스낵에 편중된 사업 비중을 다각화해 내수 침체에 대비하고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서는 전병우 전략총괄 상무(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 겸업)가 활약하고 있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전인장 전 회장의 장남인 전 상무는 2019년 부장 입사 후 지난해 29살 나이에 상무로 승진했다. 전 상무 역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불닭볶음면의 ‘넥스트’를 발굴하는 책임을 맡은 것이다. 그는 차세대 미래 먹거리를 헬스케어로 꼽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론칭한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는 전 상무가 내놓은 첫 작품이다.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과 냉동 간편식, 단백질 음료 등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브랜드다. 삼양식품은 해당 브랜드를 불닭볶음면을 잇는 신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의 아들인 함윤식씨와 딸 함연지씨가 경영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아직 임원은 아니지만 시기의 문제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오뚜기는 이 들을 통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라면 3사의 오너가 3세들이 그룹 내 신사업과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이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인구 감소와 내수시장 침체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누가 먼저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30대 초반 3세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며 “K푸드 열풍에 올라타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함으로 보이는데 결국 경영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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