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마스크 수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처럼 공적 마스크 판매처가 바뀌면서 정부가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여러 방안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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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팔아요?”…‘판매 중단’ 행복한백화점 찾은 중장년층
행복한백화점은 정부가 지정한 공적 마스크 판매처 중 하나였다. 지난달 27일 공적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이 백화점은 지난 3일까지 매일 7만~10만장씩 마스크를 공급하면서 시민들에게 ‘일단 줄만 서면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곳’이란 평가를 받았다. 또 KF94 마스크를 1장당 1000원(1인 5매 한정)이란 시중에서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날 마스크를 사기 위해 행복한백화점을 찾은 이들은 오전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60여명에 이르렀다, 특히 그중에서도 60% 이상은 정보 접근성이 낮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행복한백화점 입구에서 만난 전승기(68)씨는 “토요일에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가 마침 쉬는 날이어서 왔다”면서 “동네 약국에서 마스크를 못 구해 왔는데 여기서도 못 구해 허탈하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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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공적 판매처 변경에 혼란…정부 ‘여러 방안’ 검토
마스크 수급 대책 발표 이후 정부는 마스크 공적 판매 관련 방침에서 연이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책 발표 직후 정부는 약국·우체국·농협 하나로마트와 판매 시기를 두고 이견을 보였고, 우정사업본부는 애초 마스크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가 일부 지역 우체국에서 판매하겠다고 방침을 바꿔 사과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까지도 일부 공적 판매처에선 판매 물량·판매 시간과 관련한 문제가 계속 일어나는 상태다.
연이어 마스크 공적 판매를 둘러싼 정부의 방침이 혼선을 빚자 시민들은 불만을 호소했다. 행복한백화점 앞에서 만난 강병식(36)씨는 “마스크를 여기서 팔았다가 저기서 팔았다가 이렇게 헷갈리게 해도 되냐”며 “우체국에 가면 일부 지역에서만 판다고 하고 약국에 가면 다 팔렸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사란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불만 섞인 마스크 수급 관련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정부는 공적 마스크 수급과 관련한 전반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여전히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마스크 중복 구매를 방지하는 약국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을 2~3일 내로 도입하겠다”라고 했지만, 하루 만에 “‘마스크 공적 판매 약국 일원화’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정부는 관련 대책을 이르면 5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