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손님 무서워요"…알바생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남 얘기

편의점·카페·화장품 가게 알바생들, 손님 대면 고충 토로
"마스크 내리는 것보다 여러 번 반복해서 말씀해주시길"
  • 등록 2020-03-19 오후 5:21:54

    수정 2020-03-19 오후 5:21:54

[이데일리 손의연 김은비 기자] “마스크를 안 쓴 손님도 있고, 벗는 손님도 있으니 불안하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자리잡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를 근거리에서 접촉해야 하는 서비스직 아르바이트생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들은 마스크를 안 쓴 손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거나 마스크를 코 아래로 내려 착용한 손님에게 제대로 써 달라고 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광주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안 들린다고 마스크 내리는 손님…뭐라고 하겠나”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은 ‘우린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많은 아르바이트생이 근무시간 내내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바로 앞에서 마주보고 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는 경우도 많이 생겼지만 정작 아르바이트생 앞에서 말소리가 안 들린다며 마스크를 벗는 손님들도 많다. 이들은 “우린 감염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노원구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윤모씨는 “다른 시간대 일하는 알바생은 코로나가 무섭다고 그만뒀다고 들었다”면서 “난 월세 부담이 있으니 그만두진 못하고 혼자서라도 마스크를 꼭 챙겨쓰지만 가끔 그냥 들어오는 손님이 무섭긴하다”고 말했다.

고객이 샌드위치 내용물을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음식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고충은 더하다. 20대 A씨는 “빵부터 야채까지 뭘 고르는지 직접 들어야 하니 결국 마스크를 벗고 말한다”면서 “카운터를 가운데 두고 거리가 좀 있다 해도 미세한 입자가 튈 테니 마스크를 안 쓰는 것 자체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화장품 가게 아르바이트생 20대 B씨는 “손님이 립글로즈나 파운데이션 제품을 테스트하며 마스크를 벗기도 한다”라며 “아무래도 테스트를 하면서 손님이 화장품에 직접 접촉하고, 물어보는 게 있으면 옆에서 대답하는데 불안하긴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말씀해주셔도 충분합니다”

자구책으로 손님이 나가자마자 에탄올 스프레이를 뿌리고 손소독제를 바르기도 한다. 서울시 동대문구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30대 이모씨는 “요즘은 손님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오지만 종종 안 쓴 손님들도 있다”면서 “마스크를 안 쓴 손님이 나가면 자리를 한 번씩 소독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음식점이나 카페, 편의점 등을 방문한 손님도 만약을 위해 카운터 앞에서 마스크를 벗거나 내리지 않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한 카페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손님이 마스크를 벗어도 어쩔 수 없다”면서 “주문할 때 말이 안 들리면 마스크를 벗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여러 번 반복해 들으면 되니 안 벗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인이 마스크를 하고 있으면 충분히 예방이 된다고 볼 순 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를 확실히 예방하고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선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주세요’, ‘마스크를 내리지 말고 말씀해주셔도 충분합니다’ 등 문구를 적어놓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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