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변동성이 확대되며 외환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발(發)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의 금리 인하 경로 불확실성에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와중에 국내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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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2.9원)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간밤 환율이 1442.0원까지 오르던 것보다는 다소 진정됐다.
전날 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후 6시간 만에 해제됐다. 계엄령이 해제되긴 했지만 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원화에 대한 투심이 악화됐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긴급 시장 안정 조치로 인해 환율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았다. 한국은행은 내년 2월까지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당국이 장중에 강한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환율 추가 상승을 막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식물정부’가 될 수 있어, 국내 신인도는 타격을 입고 경기 둔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 이탈과 더불어 국내 투자 이탈도 가속화되면서 원화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12월에는 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통화정책회의가 대기하고 있고,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원화 안정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며 “환율 변동성은 계속 커질 수 밖에 없고 1450원도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탄핵이 진행되는 시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미국과 한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 원화는 내년 초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1440원 이상으로 환율이 추가 상승하진 않겠으나 1400원의 높은 수준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