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허용 언론에 흘린 죄‥英메이, 국방장관 해임

영국의 화웨이 5G 장비 허용, 정부 공식 발표전 유출 혐의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고 매우 실망스럽다" 해임 통보
  • 등록 2019-05-02 오후 5:30:04

    수정 2019-05-02 오후 5:30:04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화웨이의 5G 통신망 구축 참여와 관련한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을 해임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윌리엄슨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장관직에서 물러나라고 통보했다. 메이 총리는 서한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 유출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고,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국무조정장관에게 NSC 유출 관련 조사를 의뢰했다”고 썼다. 이어 “조사 결과 윌리엄슨 장관이 정보를 유출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왔다”고 해임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메이 총리는 NSC 회의를 열어 5G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 범위를 논의했다. NSC 내용은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 공식 발표가 있기 전에는 기밀사항이다. 하지만 회의 바로 다음 날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전날 회의에서 영국 정부가 비핵심 부품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의 보도로 영국은 미국과 동맹관계에 금이 갈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미국은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부품을 사용하면 중국이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배제하도록 주요 동맹국들을 압박해왔다.

윌리엄슨 장관은 해임 서한을 받은 뒤 트위터에 NSC 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편지글을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 “나는 이번 유출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강하게 부인한다”며 조사를 통해서 무혐의를 밝히겠다고 했다.

또 윌리엄슨 장관은 메이 총리의 해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해임을 받아들이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메이 총리는 윌리엄슨 장관을 해임 한 뒤 페니 모돈트 국제개발장관을 후임 국방장관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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