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 횡령 공범' 피한 정경심…'사모펀드 의혹' 향방은?

코링크PE 자금 횡령·거짓 변경보고 공범 무죄
法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 아냐"…유리한 증거될 듯
다만 미공개 정보 이용 등 개별 혐의 다수
정경심 재판부, 조범동 재판부와 다른 판단할 수도
  • 등록 2020-07-01 오후 6:15:46

    수정 2020-07-01 오후 6:15:46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관련 핵심 인물 조범동씨의 1심 판결이 나온 가운데,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조씨 횡령 혐의 관련 정 교수의 공범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향후 조 전 장관 부부 재판에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씨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들의 혐의 역시 다수 있어 이번 판결만으로 사모펀드 의혹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두고 정 교수를 조씨의 공범으로 인정한 점 역시 불리한 변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사진=연합뉴스)


◇정경심 코링크PE 횡령 가담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 심리로 열린 조씨의 선고공판은 여러 의혹으로 여러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 일가 중 첫 1심 선고라는 점은 물론, 정 교수가 여러 혐의에서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조씨의 대부분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정 교수가 사실상 공범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씨를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이라며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지만,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맺었다는 근거가 법적 증거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에 대한 의혹에는 선을 긋는 판결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조씨의 재판에서 정 교수가 공범으로 얽힌 혐의는 △정 교수가 조씨에게 10억원을 투자하고 그 대가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자금 1억5795만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비롯해 △조 전 장관 일가가 14억7100만원을 출자한 블루펀드의 총 출자액을 100억1100만원으로 금융위원회에 거짓 변경보고한 혐의 △조 전 장관 청문회 당시 사모펀드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코링크PE 측에 증거인멸·은닉을 교사한 혐의 등이다.

이중 가장 핵심 혐의는 코링크PE 횡령으로 꼽히는데, 재판부는 조씨의 일부 횡령만 유죄로 보고 정 교수는 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봤다. 정 교수가 조씨에게 건넨 10억원은 투자가 아닌 대여로, 이에 대해 코링크PE가 정 교수에게 지급 돈은 그 이자라고 판단했다.

다만 10억원 중 5억원은 코링크PE가 아닌 조씨에게 대여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자를 조씨가 아닌 코링크PE가 지급한 것은 조씨의 횡령이라고 봤고, 정 교수는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거짓 변경보고와 관련해서는 조씨 혐의 자체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정 교수의 공모 여부는 아예 판단에서 제외됐다. 관련 보고서 작성자는 조씨가 아닌 이상훈 코링크PE 대표로, 조씨는 해당 보고서가 거짓인지 인식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 교수의 공범관계가 인정되지 않은 두 혐의는 정 교수 재판에서도 다투고 있는 사안인 점에서 이번 판결 자체가 정 교수 재판의 유리한 증거로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사진=연합뉴스)


◇조국·정경심 사모펀드 의혹 중 일부…“영향 제한적”

다만 정 교수는 조씨에게 들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조씨 몰래 주식에 투자한 혐의를 비롯 범죄수익은닉법·실명거래법 위반 등 조씨와 관련 없이 다퉈야 할 혐의가 더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씨의 1심 선고가 미칠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 교수의 이같은 혐의들은 조 전 장관의 보유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 또는 처분의무 불이행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와 직접적 관련이 있어 조 전 장관 재판 역시 사모펀드 의혹이 채 해소되지 않은 모양새다. 블루펀드의 경우 거짓 변경보고 공모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투자 자체가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어 공방은 지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초동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이번 조씨의 1심 선고는 조 전 장관 부부가 받는 공소사실 중 극히 일부분만이 연관된 것으로, 받을 영향도 거의 없다고 보인다”며 “공범을 인정하지 않은 판단 역시 정 교수 재판부에서 충분히 다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씨의 재판부 역시 정 교수 횡령 공범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정 교수가 조씨에게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요청하고 허위계약서 작성에 관여했으며, 컨설팅을 하지 않고 돈을 지급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비난 받을 수 있다’고 지적,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또 정 교수가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조 씨의 범죄 사실 확정을 위해 공범 성립 여부를 일부 판단했지만 그에 대한 판단은 제한적이고 잠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씨의 재판에서 유일하게 정 교수가 공범으로 인정받은 증거인멸·은닉 교사 혐의 역시 불리한 변수다.

재판부는 “조씨가 정 교수로부터 ‘동생 이름이 드러나면 큰일난다’는 전화를 받고 증거를 인멸하게 했다고 조씨가 진술했고, 실제 코링크PE 직원도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했다고 진술했다”며 정 교수의 공범관계를 인정했다. 정 교수는 물론 조 전 장관은 이번 사모펀드 의혹은 물론 자녀 입시비리까지 다수의 증거인멸·위조·은닉 교사 혐의를 받고 있어 이번 정 교수의 공범 인정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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