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물량 풀렸나…계란價, 9천원선 붕괴

9000선 들어선지 보름만에 8971원까지 하락
“수입란 시중유통되자 사재기 물량 풀려”
작년 설 연휴기간엔 최고 140원↑에 그쳐
  • 등록 2017-01-25 오후 6:01:20

    수정 2017-01-25 오후 6:01:20

미국산 계란이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된 지난 22일 서울의 한 중소형 마트에서 시민들이 30구 한판에 8950원에 판매되는 미국산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AI(조류인플루엔자) 발(發) 품귀현상 지속으로 치솟던 계란값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미국산 계란 유통 소식이 전해진 직후 들쑥날쑥했던 가격이 본격적으로 시판되자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계란 한 판(30개들이) 가격은 지난 9일 9000원선에 들어선지 16일 만인 25일, 8971원으로 떨어졌다. 도매상들이 가격 하락 조짐에 사재기 물량을 푼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가격은 지난 9일 9142원으로 전날 8960원에서 9000원대로 들어선 직후 10일 9367원, 11일 9440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수입란 유통소식이 전해진 12일 9543원으로 정점을 찍고 13일 9491원으로 한 차례 하락했다. 그러나 주말 이후 9518원(16일) → 9490원(17일) → 1499원(18일) 등 등락을 반복하다 19일부터 이날까지 닷새간 하락하며 9000원선이 붕괴됐다.

이는 설 연휴기간 수요급증을 우려한 정부가 수입란과 정부비축란 등을 대량 방출키로 한 것과 시중의 사재기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공공비축용 계란 850만개, 방역대 출하량 700만개, 수입량 680만개 등 총 2230만여개를 오는 26일까지 집중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수입을 통해 물량이 조금 늘었고 실제로 가격이 하락하자 높은 가격에 팔 목적으로 쌓아뒀던 사람들이 계란을 내놓는 등 가격 상승 억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T 측 관계자도 “AI 소강상태로 산란계 살처분이 띄엄띄엄 이뤄지고 있고 미국산 계란 공급량이 늘면서 도매상들이 물량을 방출한 것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재기 물량 여부에 대한 의구심은 줄곧 제기돼 왔다. AI사태로 계란 생산량이 기존에 비해 30%가량 줄었지만 실 수요에 비해 400만개 정도가 줄었다고해서 53%나 치솟는 가격 폭등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국내 계란 소비량은 3600만개이지만 AI사태 이후 생산량이 1000만개 가량 줄어든 3200만개여서 부족분은 매일 약 400만개(약 300톤) 정도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산 계란이 수입되면서 소비자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은 중간 유통상인들의 사재기가 계란가 폭등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계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12월9일부터 21일간 산지가격은 7.7%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가격은 14.3% 급등했다.

한편 지난해 설 연휴기간(2월7일~10일)을 기준으로 직전·후 가격 동향을 보면 1일 계란 한 판 가격은 5406원에서 5478원(3일)→5546원(11일)→5488원(12일) 등으로 평일(1일)대비 최고 140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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