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4세 경영 예고…주목받는 이웅열 회장 ‘子’ 이규호 전무는

[코오롱 회장의 쿨한 퇴장]③
구미공장서 첫 근무…사원숙소 쓰고 대중교통 출퇴근
인더스트리 FnC부문 중책 맡아
2012년 입사 6년만에 ‘경영 전면’
경영권 승계보다 경영수업 중점
그룹 지분은 없어, 서서히 늘려갈 듯
  • 등록 2018-11-28 오후 8:00:26

    수정 2018-11-29 오전 4:37:37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코오롱그룹이 사실상 ‘4세 경영 체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코오롱그룹 이웅열(63) 회장이 28일 전격 퇴진을 선언하면서 경영권 승계와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35)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이날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로 승진, 그룹의 핵심 부문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중책도 맡았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경북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한지 6년만에 ‘경영 전면’에 나온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 이규호 전무
코오롱그룹의 장자승계 전통에 따라 일찌감치 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받아온 이 전무는 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하며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 밑에서 제대로 된 경영 경험을 쌓을 전망이다. 두 여동생인 소윤 씨와 소민 씨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국내·외에서 미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뒤 한국에 들어와 병역을 마쳤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6포병여단에서 행정병으로 만기 제대하고, 일병 때는 레바논에 해외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현장경험을 중시하는 코오롱의 경영수업 원칙에 따라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공장 근무 당시 평사원들과 함께 사원 숙소에서 지내면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소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코오롱글로벌을 거치고 지주사 코오롱 상무로 승진하면서 그룹의 전략과 기획 업무를 맡았다. 코오롱 산하 벤처지원 회사인 이노베이스의 스타트업 투자 결정에 참여하는 등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온라인사업의 고도화도 직접 주도했으며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성격으로 전해진다.

2015년 32세의 나이로 상무보 승진 당시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코오롱글로벌 자회사인 코오롱하우스비전 사업부에서 분할, 설립된 공유부동산서비스업체 리베토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다만 이규호 전무의 그룹 지분은 전무하다. 이에 재계에선 이 전무가 경영수업을 받는 가운데 서서히 지분율을 올려가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이웅열 회장의 지주회사 ㈜코오롱 지분은 49.74%다. 반면 이규호 전무는 ㈜코오롱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이규호 전무에게 상속할 수 있지만 증여세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0년째에 접어든 지주사 체제가 공고한 만큼 무리한 승계보단 서서히 지분율을 늘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이날 이규호 전무의 승진을 포함한 2019년도 정기임원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코오롱은 유석진 대표이사 사장과 김승일 부사장,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성익경 부사장이 승진했다. 또 코오롱오토모티브는 신진욱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됐으며, 코오롱인베트스먼트에는 윤영민 대표이사가 새로 자리했다. 이외에도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 이수진 ㈜코오롱 상무보,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상무보, 강소영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등 여성 임우너 4명을 한꺼번에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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