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16분. 지난 3일 밤 45년 만에 기습적으로 발표한 비상계엄령에 전국민이 반응하기까지 시간이다. 구글과 네이버 등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계엄령’ 키워드가 역대 검색 순위에서 최대치를 찍었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계엄 선포 이후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시민들을 집결시켰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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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검색어 통계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 집계에 따르면, ‘계엄령’ 키워드는 이날 오후 10시 44분에 최대치인 100을 찍었다. 구글 트렌드는 그동안 키워드 검색어를 상대적으로 비교해 언제 가장 많이 검색했는지 보여주는 서비스로, 0에서 100까지 숫자가 배정된다. ‘계엄령’ 키워드가 100을 찍은 시점은 더불어민주당이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국회로 의원들을 긴급 소집할 시점이었다.
| (사진=구글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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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키워드가 최대치를 찍기 바로 16분 전인 3일 오후 10이 28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시점에서 계엄령 키워드는 44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 생중계를 시작하기 직전인 10시 20분까지 ‘계엄령’ 키워드는 0이었다가, 긴급 담화 생중계를 시작한 시간(10시 23분)부터 검색량이 치솟은 것이다.
3일 이전에 ‘계엄령’ 키워드 검색이 높았던 때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2016년 11월이었다.
| (사진=네이버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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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트렌드 집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버 트렌드는 시간대별로 검색어 트렌드를 확인할 수 없지만, 3일 ‘계엄령’ 키워드가 트렌드 수치 100으로 최대치를 찍었고, 다음으로는 2016년 11월이 0.7로 뒤를 이었다. 추미애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 계엄설’ 언급 당시 검색량보다 최소한 140배는 더 많은 검색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네이버 뉴스 댓글 통계도 들썩였다. 계엄령 선포 직전 일주일(11월 25일~12월 2일)간 정치뉴스 댓글 수는 일평균 28만 6756개(삭제 댓글 포함)였지만 3일 정치뉴스 댓글만 39만 5947개를 기록했다. 댓글이 작성된 시간대 분포 그래프를 살펴보면 계엄령이 선포된 10시부터 그래프가 급격히 상승해 11시에 최대치를 찍었다. 정치 댓글 작성자 수도 4~5만명을 넘나드는 수치지만 3일 밤 댓글이 쏟아지며 작성자수 10만명을 넘겼다. 국민이 ‘계엄령’에 그만큼 기민하고 격렬히 반응했다는 얘기다.
카카오톡 메신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활발한 정보 교환이 이뤄졌다.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는 계엄 관련 게시글 100만여 개가 쏟아졌고 계엄사태로 언론 통제가 심해질 것을 우려해 해외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에 가입자가 몰리기도 했다.
국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며 계엄 선포 이후 정국을 지켜보고, 공유했다. 나라가 걱정돼 국회로 뛰쳐나온 국민들이 계엄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 중 절반 가량(47.39%·0~44세 주민등록 인구통계)은 지난 1979년 ‘10·26 사건’ 직후 이뤄진 비상계엄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지만, 정보기술(IT) 발전과 커뮤니티를 통한 참여민주주의로 발빠른 대처를 이뤄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