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리설주, '한반도 봄' 이어 '평화' 강조한 패션외교

남북의 영부인, 흰색·감색 의상으로 '한반도 평화' 강조
4·13 회담 당시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대립 끝낸 한반도 변화 상징
김정숙 여사, 남북정상회담선 '한국의 美' 보다 '평화' 강조한 의상 선호
  • 등록 2018-09-18 오후 5:32:18

    수정 2018-09-18 오후 5:32:18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패션으로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남북한의 퍼스트레이디인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한반도에 평화가 왔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4월 회담에서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남과 북의 영부인은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자리에서 약속이나 한 듯 평화를 강조했다.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18일 오전 8시 55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북한 평양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오전 9시50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순안공항 활주로까지 마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만났다.

두 정상 내외의 만남에서 양국 영부인들의 패션이 이목을 끌었다. 색감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깔끔한 차림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선 김 여사는 상아색 투피스에 벨트로 멋을 냈다. 또 하얀색 구두를 신어 전체적인 색감을 통일했다. 하얀색은 우리 민족의 상징인 ‘백의민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리설주 여사는 깔끔한 감색 투피스 차림으로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여사를 맞이했다. 감색은 신뢰를 상징하는 색으로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수차례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리 여사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와 보조를 맞춘 의상을 선택한 셈이다. 구두 역시 감색을 선택했다. 두 여사는 모두 왼쪽 어깨에 브로치로 포인트를 줬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의 영부인은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의상으로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화해 분위기로 접어든 한반도를 나타냈다.(사진=이데일리DB)
이날 의상은 5개월 전 남북의 영부인이 처음 만났을 때와는 스타일이 달랐다. 4·27 회담 당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한반도의 계절에 맞춰 화사한 색감의 의상을 입었다. 김 여사는 무릎을 덮는 길이의 푸른색 원피스에 왼쪽 가슴에 적색 브로치를 달아 패션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리 여사는 연한 붉은색 투피스를 입고 만찬장에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양국 영부인은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화해 분위기로 접어든 한반도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만남에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한층 차분한 의상을 선택했지만, ‘한반도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에서는 앞선 만남과 다르지 않았다. 양국의 최고 정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영부인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뛰고 있는 셈이다.

김 여사는 그동안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 전통의 미(美)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미국 순방길에서는 두루마기를 모티브로 한 겉옷을 걸쳤다. 베트남 순방길에서는 하얀색 셔츠에 노리개를 연상케 하는 목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평화’에 주안점을 둔 의상을 연거푸 선택했다. 이는 리 여사도 마찬가지다.

리 여사는 미니스커트, 하이힐 등으로 북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로 통하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파격적인 의상보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의상을 주로 입었다.

이지은 LF CD(Creative Director) 상무는 “흰색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동시에 격식을 차릴 때 선택하는 색상이고 신뢰를 상징하는 감색도 격식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주로 찾는 색상”이라며 “(남북의 영부인이) 첫 만남에서 의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이번 회담에선 격식을 차리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패션 감각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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