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간편하게…증권사 MTS 전쟁 불붙나

[증권가, 빅테크發 지각변동]
1800만 금융 플랫폼 토스 증권업 진출
사전 신청 3주 만에 40만명 몰려
증권업계 '메기' 등장, 일부 우려도
  • 등록 2021-02-22 오후 7:36:12

    수정 2021-02-22 오후 9:21:05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어려웠던 투자, 모두가 누리게 하겠다”

다음달 초 금융플랫폼 토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정식 출시를 앞두고 증권업계가 ‘토스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을 내세워 송금을 시작으로 대출, 보험, 투자 등 금융업 전반에서 파란을 불러일으켰던 만큼 증권업계 메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사전출시에서 얻은 뜨거운 반응에 지난 2000년 키움증권이 불러일으킨 온라인 주식거래 혁신에 이어 제2의 플랫폼 경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2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MTS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사전 사용 신청자는 총 51만명에 달했다. 키움증권의 지난달 말 기준 활동계좌수가 303만 계좌인 점을 감안하면 반응이 뜨거운 셈이다. 신청개시 이틀 만에 10만명이 몰리는 등 토스증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사전 신청자에게 주어지는 수수료 혜택 뿐만 아니라 그동안 토스가 보여준 ‘금융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은 토스가 보유하고 있는 1800만명의 회원을 기반으로 3년 만에 리테일 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초보 이용자’를 주 타깃으로 쉽고 편하게 주식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MTS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기존 제도권 금융사가 아닌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곳인 만큼 MTS에서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할 지다. 일단 공개된 토스 MTS는 봉 차트 등 복잡한 메뉴 없이 주식을 사고 파는 기능에만 집중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이미 금융상품, 펀드, 카드, 보험, 대출 등의 서비스를 갖췄는데 기능적으로 ‘주식 매매’ 하나 더 추가한 셈”이라면서 “어쩌면 기존 사업자보다도 강점이 있어 잠식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단순함과 편리함을 무기로 모바일 뱅킹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자 시중은행들도 따라갔던 ‘메기효과’가 증권업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TS가 주요 거래수단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기존 증권사들도 UI와 UX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토스증권이 혁신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들이 투자 정보를 단순화하지 못해서 지금의 MTS가 나온 게 아니다”라며 “그동안 서비스를 제공했던 노하우가 있는 만큼 이를 기반 삼아 기존 계열사와의 교차 업무 서비스 예컨대 WM이나 IB 서비스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MTS로 교차 지원하는 등 경쟁력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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