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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총회장, 질문 잘 못 들어 현장서 보조자 배석
이날 기자회견 전부터 평화의 궁전 앞은 취재진과 경찰, 시위자 등으로 붐볐다. 당초 기자회견은 평화의 궁전 지하 1층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따라 평화의 궁전 시설 내 기자회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며 정문 앞으로 위치가 변경됐다. 때문에 기자회견이 지연되고 자리 확보가 원활치 않아 취재진과 신천지 관계자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오후 3시 15분쯤 회색 정장을 입고 노란색 넥타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옆에는 보조하는 신천지 관계자가 배석했다. 이 총회장은 다소 힘이 없는 목소리와 부정확한 발음으로 ‘국민에게 죄송하고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 번에 걸쳐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큰절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따금 취재진의 질문을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배석한 여성의 도움을 받아 답변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조용합시다”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궁전 앞엔 시위자 모여들어…신천지, 보건소 관계자 입장 막아
이 총회장의 발언 도중에 신천지를 규탄하는 이들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평화의 궁전으로 들어오지 못한 한 남성은 인근 언덕에 서서 “이 사기꾼, 어디 대고 변명하냐”라고 외쳤다.
자식이 신천지에 빠졌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시위자들도 기자회견장에 모여들었다. 신천지에 빠져 행방불명된 딸을 찾고 있다는 임준호(56)씨는 “신천지 때문에 6년 동안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났다”며 “오늘 이만희가 기자회견에 나타난다고 해서 회사도 휴가를 내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임씨의 아내 이연우(54)씨 역시 “신천지로 가출한 자녀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이만희는 가출된 자녀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신천지 신도의 부모는 이만희에게 “종교 사기꾼”이라고 외치며 ‘폴리스 라인’을 뚫고 “이만희를 만나게 해 달라”며 경찰에게 읍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