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1기 때보다 더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칠 것은 확실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뜻대로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추진력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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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역할 주목…법인세 인하·관세 부과→제조업 수혜 전망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부터 미국의 산업이 재편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내각이 어떤 인사들로 구성되는지에 따라 정책 기조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앞서 머스크는 6조 7500억달러의 연방 예산에서 최소 2조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 2기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법인세율 인하(21%→15%) 및 관세가 미 전체 산업계에 직접적이면서도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정책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지만, 미 전국제조업협회(NAM)는 이날 관세 정책을 통해 미 제조업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 바이든 정부에 이어 트럼프 정부에서도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구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 철강, 화학, 방산 등의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소매업계의 경우 장난감, 가전제품, 가구, 신발·의류 등은 대중 관세에 따른 공장 이전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미소매업협회는 내다봤다. 또 월마트, 타깃 등 대중 의존도가 높은 대형 마트들은 공급망 비용이 늘어나는 반면 크로커, 알버트슨, 퍼블릭스 등 슈퍼마켓은 중국산 제품 비중이 적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서도 비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반도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대만 TSMC의 칩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IRA 폐지 가능성…신재생 울고 석유·가스 웃고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인플레이션감소법(IRA)을 폐지하고, 화석연료 관련 산업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모든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석유·가스, 정유 업계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것처럼 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선거 전부터 엑손모빌, 셰브론,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필립스66 등 대형 석유·가스 업체들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IRA 전면 폐지에 공개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의 ‘큰 손’ 후원자들인 만큼, 석유·가스 산업에 이익이 되는 부분은 남겨둘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가 요직을 맡게 되면 전기차 업계의 피해도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금융은 규제 완화 기대…“법 개정이 관건”
정보통신(IT) 업계는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빅테크들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기대가 크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기업이 첨단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안보 위협은 없는지 등을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산하기관에서 평가를 받도록 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혁신을 저해한다며 비판해 왔다. AI를 포함한 각종 규제 완화에도 머스크가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 금융 산업에서도 규제 완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금융 산업에 친화적인 인사들을 서둘러 요직에 앉힐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CBS뉴스는 경제학자, 월가 전문가 등을 인용해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이 기업 성장을 촉진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최대 2.2% 끌어올릴 것으로 보도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정책 분석가 에드 밀스는 “트럼프의 세금, 무역, 관세 및 이민 정책은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두 번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악마(부정적 영향)는 세부 사항에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솔리타 마르첼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대다수 예측은 얼마나 많은 세법, 규제, 기타 법률을 개정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며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더라도 모든 공약을 실현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