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변화' 담아낸 김정은…'평화' 강조한 문재인

김 위원장, 김일성 전 주석 연상시키는 인민복 착장
줄무늬 들어간 검은색 인민복…"재해석한 디자인" 분석
북한의 변화 의지 드러낸 것으로 보여
문재인 대통령, 하늘색 넥타이로 '한반도 평화' 강조
  • 등록 2018-04-27 오후 6:38:42

    수정 2018-04-27 오후 6:38:42

[고양=특별취재팀 방인권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선 두 정상의 패션 외교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짙은 검은색 인민복에 갈색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격식을 갖추면서도 ‘변화’와 ‘평화’ 등의 메시지를 의상으로 표현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검은색 인민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 당시 입었던 의상과 같다. 이에 대해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정상회담인 만큼 격식을 갖추기 위해 검은색 계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변화의 의지도 담아냈다고 했다. 이지은 LF 남성복 CD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위원장을 연상시키는 인민복을 입어 북한 지도자임을 강조했다”면서 “또 자신의 체형을 가리면서 본인 식으로 인민복을 재해석해 입은 것으로 보아 북한의 변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통이 넓은 바지를 선택했다. 자신보다 연배가 많은 문 대통령을 의식해 성숙미를 강조하기 위해 통이 넓은 바지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표범무늬가 들어간 뿔테 안경을 착용해 지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또 왼쪽 손목에는 모바도 시계를 찼다. 모바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로 1881년 창립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착용한 시계는 1947년 미국 디자이너 나산 조지 홀윗이 만든 것이다. 블랙 바탕에 12시 위치에 하얀색 점을 표시한 단순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김 위원장이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 생활을 한 영향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들에게 스위스제 오메가 시계를 선물할 정도로 스위스 시계 애호가로 알려졌다.

반면 문 대통령은 하늘색 넥타이로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하늘이 의미하는 화해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평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회담인 만큼 ‘남과 북은 하나다’라는 사실을 하늘색 넥타이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앞서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적색 넥타이와 연한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적색 넥타이를 통해 친밀감을 강조했고, 노 전 대통령은 ‘진정성’을 드러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 CD는 “하늘색은 평화를 상징하면서 한반도를 상징하기도 한다”며 “평화를 상징하는 하늘색 넥타이로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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