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의사협회 비대위원장 당선…전공의와 합류 수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희생 커…희생 외면하면 조직 위기 직면"
"정부 독단적 태도 고수하고 있어…의료파탄 시한폭탄 터진다"
박단 전공의 비대위원장과 협업 가능성 커져…"박형욱 위원장 지지"
  • 등록 2024-11-13 오후 8:36:22

    수정 2024-11-13 오후 8:36:22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에 박형욱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교수가 선출됐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3일 전자 투표 결과 박형욱 교수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1차 투표 결과 전체 244명 중 123표를 얻어 과반을 확보, 결선 투표 없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사진=단국의대 홈페이지)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1993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보건학과 의료법, 의료윤리 전문가다. 대한의학회 부회장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출마의 변을 통해 비대위의 임무가 막중함을 강조, 비대위 내에서 ‘합의’를 기초한 의사결정 과정의 구조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 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리더에게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결단과 독단을 구별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투쟁을 주장하는 사람과 협상을 주장하는 사람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 박 부의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계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존중하고 합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희생이 컸다. 어떤 조직이든 희생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그 조직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며 “선배 세대가 ‘라떼는’을 운운하고 그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발전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더불어 그는 이번 사태의 정부 책임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계가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멈추지 않을 거야’라는 태도”라며 “어떤 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정부가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는 내년 1월 중순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당초 협회 대의원회는 의사협회장 보궐 선거를 한 달 안에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여러 여건상 내년 1월 2일부터 회장 투표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박 비대위원장은 그간 장외 투쟁 중이었던 전공의와 의대생을 끌어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의협 중앙대의원이 모인 단톡방에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며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단 위원장은 “박형욱 교수는 정치 욕심 없이 여러 면에서 중도를 지키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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