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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 서연정(28)은 버디 10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아 9언더파 63타를 작성했다. 코스레코드에 1타 모자란 기록이었다. 당시 서연정은 ‘신들린 퍼트’를 뽐냈다. 10개 버디 퍼트 중 애매한 거리의 3~4m 버디 퍼트를 남긴 게 6차례였는데 이를 모두 성공했다. 1번홀(파4)과 3번홀(파5)에서는 6.2m의 먼 거리 버디에 차례로 성공했다.
3일 시작된 최종 3라운드에서도 서연정의 퍼트 감각은 식을 줄 몰랐다. 선두를 달리다가 6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페널티 구역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적어내고 선두에서 내려왔지만, 7번홀(파4)에서 바로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도 퍼트다. 서연정은 7번홀에서 6m의 다소 긴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겨놨는데 이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공동 선두로 복귀할 수 있었다. 13번홀(파4)에서 성공한 7.5m 버디 퍼트는 서연정이 꼽은 ‘위닝 샷’이다. 서연정은 “13번홀에서 롱 퍼트에 성공하면서 ‘뭔가 되겠다’는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서연정은 연장전에서 노승희(22)를 꺾고 10년의 기다림 끝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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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열린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은 매 홀 그린이 커 오히려 공을 핀에 가깝게 붙이기 더 어렵다. 따라서 긴 퍼트를 남겨두는 경우가 많아, 선수들의 정확하고 과감한 퍼트 능력이 필요하다.
서연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꿨는데 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랫동안 쓰던 핑의 볼트 2.0 앤 서형 타입 퍼터를 들고나왔다. 퍼터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인 안정된 볼 회전과 거리 컨트롤, 부드러운 타구감이 좋아 2018년에 출시된 오래된 모델임에도 선수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 6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최혜진(24)이 국내 대회 롯데오픈에서 우승했는데, 당시 최혜진도 국내에서 활동할 당시 쓰던 핑 볼트 2.0 퍼터를 다시 사용했다.
서연정은 “올해 말렛형 퍼터로 바꿨다가 퍼트가 너무 들어가지 않아서 KG 레이디스 오픈에는 원래 쓰던 볼트 2.0을 가지고 나왔다. 오랫동안 사용했던 편안함 덕분인지 퍼트가 정말 잘 됐다. 이 퍼터가 저의 첫 우승의 효자 역할을 했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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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정은 퍼트할 때 샤프트와 가까운 곳까지 그립을 내려 잡는다. 퍼터를 짧게 잡아 그립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퍼트 스트로크를 할 때 흔들림이 없어 원하는 곳으로 공을 굴릴 수 있다.
공이 홀로 갈 때까지 퍼트의 기본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마추어들은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서연정은 ‘템포’에 신경 쓰면 헤드업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필요한 건 동전 2개, 연습 방법도 간단하다. 동전 2개를 쌓아놓고 위에 있는 동전만 퍼터로 쳐내면 된다. 그러나 이에 성공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서연정은 “퍼터 헤드를 낮게, 지면과 평행하게 움직여야 한다. 위의 동전만 맞으면 일정한 템포를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밑의 동전이 같이 맞으면 템포가 일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전 치기 연습은 퍼터의 스위트 스폿에 공 뒷면을 정확하게 맞히도록 해준다. 더불어 동전에만 집중하니 헤드업도 자연스레 사라진다”라며 “저도 많이 하는 연습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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