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도 승부도 '빅매치'..9년 만에 우승 한 안병훈 "보너스 같은 기분"

제네시스 챔피언십 연장 접전 끝에 우승
18번홀에서 버디 잡아 김주형 추격 따돌려
2015년 신한동해오픈 이후 9년 1개월 만에 우승
'한중 탁구커플' 안재형-자오즈민 아들
김주형 2위, 김홍택 공동 9위로 스코티시 오픈 출전
  • 등록 2024-10-28 오전 12:00:00

    수정 2024-10-28 오전 12:00:00

안병훈이 2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DP월드투어와 KPGA 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죄종일 2번홀에서 샷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이런 경기가 국내에서 펼쳐지니 놓칠 수 없죠.”

27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 정문 앞에 정차한 셔틀버스에서 내린 50대 부부는 빠른 걸음으로 코스로 향했다. 부부는 “집에서 TV로 시청하려고 했는데 김주형과 안병훈 선수가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걸 다시는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서둘러 골프장에 왔다”라며 “오늘 좋은 경기를 구경하게 될 것 같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엿보였다.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공동주관으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최고의 ‘흥행 빅매치’가 성사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김주형과 안병훈이 챔피언조에서 공동 선두로 우승을 다투는 드라마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김주형과 안병훈은 올해 8월 파리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고, 9월에 열린 프레지던츠컵에는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뛰었다. 둘 다 PGA 투어에서 활동한 탓에 김주형은 2년 5개월, 안병훈은 5년여 만에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해 팬들의 기대가 컸다.

둘 중 한 명만 챔피언조에 이름을 올렸더라도 팬들의 관심이 컸을 텐데, 챔피언조에서 맞대결하는 국내에서 다시 보기 어려운 ‘흥행 빅매치’가 성사됐다.

대회 1, 2라운드에선 안병훈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1라운드 67타, 2라운드 66타를 쳐 선두권을 유지했다. 김주형은 3라운드에서 67타를 때려내며 처음으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3라운드 경기 막판 버디와 이글을 잡아내는 뒷심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최종일 승부는 예측불허로 흘렀다. 김주형이 경기 초반을 주도하고 안병훈이 막판 대추격에 성공해 정규 라운드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12언더파로 출발한 김주형과 안병훈은 이날 나란히 5타씩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내 연장전에 돌입했다.

실수가 승부의 균형을 깼다. 김주형은 정규 라운드 18번홀(파5)에서 티샷 실수로 큰 위기를 맞았다. 1타 차 선두를 달린 김주형은 티샷한 공이 왼쪽으로 날아가 OB구역 근처에 떨어졌다. 다행히 갤러리가 모인 곳에 멈춰 최악을 피했다. 이후 그린에서 김주형의 2.2m 버디 퍼트는 실패했고, 안병훈은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김주형은 이번에 티샷이 아닌 두 번째 샷에서 실수가 나왔다. 2온을 노리고 친 공이 그린 앞에 있는 벙커 쪽에 떨어졌다. 안병훈의 두 번째 샷은 그린 바로 앞까지 공을 보냈다.

김주형은 스탠스가 나오지 않자 벙커 안에 들어가 클럽을 짧게 잡고 세 번째 샷을 했으나 또다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공이 낮게 날아가면서 그린을 훌쩍 지나갔다. 드롭존에서 세 번째 친 공은 홀 앞 1.5m 지점에 멈춰 버디 기회가 사라졌다. 안병훈은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김주형을 압박했다. 김주형은 파 퍼트마저 놓쳤고, 2퍼트만 해도 우승을 확정하는 안병훈은 버디 퍼트를 홀에 넣으며 기나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중 탁구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이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9월 신한동해오픈 이후 9년 1개월 만이다. DP월드투어 우승은 2015년 8월 BMW PGA 챔피언십 이후 2승째다.

안병훈의 부모 안재형 전 탁구대표팀 감독과 자오즈민 부부는 이번 대회 기간 매일 코스로 나와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우승 뒤 안병훈은 어머니 자오즈민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안병훈은 “올해를 시작하면서 파리올림픽과 프레지던츠컵 출전 그리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라며 “시즌을 마치면서 보너스 같은 우승을 차지해 더 기쁘다. 올해 계획했던 일을 모두 이뤘다”라고 기뻐했다.

안병훈은 우승으로 68만 달러(약 9억 4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을 부상으로 받았다.

리카르도 구베이아(포르투갈)이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쳐 3위에 올랐고, 김홍택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공동 9위로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에 올라 내년 7월 열리는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일 챔피언조로 경기에 나선 김주형(왼쪽)과 안병훈이 1번홀에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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