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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규칙과 골프 장비 성능 등에 관한 규정을 관장하는 R&A와 USGA는 골프공의 비거리 증가 억제를 위해 새로운 규정, 이른바 골프공 비거리 표준(ODS)을 확정하고 2028년부터 시행한다고 7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달라지는 규정의 핵심은 헤드 스피드 시속 125마일(201.17㎞·볼 스피드 183마일에 해당), 발사각도 11도, 스핀 2200rpm에서 비거리 317야드를 넘기는 골프공의 사용을 제한한다. 이는 골프볼을 멀리 보내는 비거리 성능의 핵심적인 3대 요소다.
다만, 이는 2020년 발표했던 헤드 스피드 120마일(볼 스피드 176마일), 스핀 2520rpm, 발사 각도 10도로 규정하겠다는 조건보다는 완화됐다.
새 규정은 2018년에 시작된 ‘디스턴스 인사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선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포괄적인 조사를 거쳐 나온 결과다. 또한, 전 세계 7개 주요 투어에서 제공한 데이터는 2015년부터 매년 연례 드라이빙 디스턴스 리포트를 발행하는 관리 기관에서도 분석했다.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면 현재 프로 선수가 사용하고 시중에 판매 중인 골프공은 경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 즉, 선수 대부분이 사용하는 골프공이 여기에 포함돼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새 규정이 도입되면, 선수들의 비거리는 지금보다 최소 5~7야드, 최대 15야드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R&A와 USGA가 올해 투어에서 활동한 장타자들의 볼 스피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빠른 상위 10명의 볼 스피드는 평균 186마일이었고, 상위 25명의 평균 볼 스피드는 183.4마일이었다. 최고는 190마일인 선수도 있었다.
골프공의 비거리 표준 규정을 적용하면, 볼 스피드 평군 172.8마일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은 평균 9~11야드, LPGA 투어 선수는 5~7야드,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5야드 가량 비거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R&A와 USGA는 전망했다.
새로운 규정은 먼저 프로 대회에 적용하고, 일반 아마추어(레크레이션) 골퍼에게는 2030년부터 적용한다.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 골퍼, 골프공 제조업체 및 소매 업체 등이 적응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골프볼 성능 제한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비거리가 골프의 본질을 훼손하고, 골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볼 성능 제한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볼 성능 제한에 호의적이다.
이들은 다들 장타를 앞세워 우승을 쓸어 담았지만, 장타보다는 정교한 기술 샷이 더 가치 있다고 여긴다. 볼 성능 제한은 선수들이 장타보다는 기술 샷 연마에 더 공을 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스틴 토머스,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 등은 장타가 사라지면 골프가 매력을 잃을 것으로 우려한다. 볼 성능 제한은 프로 골프 흥행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다.
골프볼 제조업체는 이번 결정을 신중하게 바라봤다.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소유한 아쿠쉬네트코리아는 “현재 골프볼은 크기와 무게, 초기속도, 총거리 등에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고, 현행 골프볼 규정이 이미 효과적이고 앞으로도 유효하다”라며 “골프 업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골프 용품 규정 변경을 추진하기에 앞서 USGA 및 R&A,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협업 및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골프의 즐거움과 골프 업계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이해관계자가 함께 모여 이번 결정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의미 있는 검토와 지속적인 대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