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드라마 찍고 퇴장한 '슈퍼스타K2' 강승윤

'유종의 미' 거두고 본선 4R 탈락
  • 등록 2010-10-10 오전 9:17:36

    수정 2010-10-10 오전 11:57:17

▲ "슈퍼스타K2" 강승윤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강)승윤이의 꿈의 무대, 진정성이란 이런 느낌인가"(가수 윤건)

"강승윤의 무대 중 최고였다. 윤종신의 곡이 아닌 강승윤의 곡이라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슈퍼스타K2' 심사위원 엄정화)

"승윤아, 오늘 너 진짜 잘했어"('슈퍼스타K2' 심사위원 윤종신)

화려한 마지막이었다. 엠넷 '슈퍼스타K2'의 '미운 오리 새끼'였던 강승윤(17)은 본선 4라운드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강승윤은 미션곡 '본능적으로'를 허스키한 목소리와 허세 어린 느낌으로 잘 소화해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숨죽이게 했다. 비로소 슈퍼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8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슈퍼스타K2' 본선 4라운드.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존박·장재인도 아닌 '만년 꼴찌' 강승윤이었다. '본능적으로'로 비상한 강승윤에 심사위원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철과 엄정화는 이날 강승윤에게 네 명의 도전자 중 최고 점수를 줬다. 강승윤이 본선 무대에서 95점 이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승윤 안티'였던 시청자도 이날 무대를 본 후 강승윤의 진가를 인정했다. 강승윤의 무대가 끝나자 각종 개인 인터넷 블로그와 트위터에는 "매일 강승윤 욕했지만, 오늘은 너무 잘했다. 소름 돋는다.", "저 밉지 않은 시건방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정말 잘했다.",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장렬히 탈락, 멋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방송이 끝나서도 "강승윤 욕하던 사람들이 왜들 그렇게 노래를 칭찬하는지 이해할만한 무대였다"며 극찬 릴레이는 이어졌다. 심지어 원곡 자인 윤종신보다 강승윤의 노래가 낫다는 평도 올라왔다.
▲ 강승윤

'본능적으로' 무대 후 강승윤을 둘러싼 '팬카페 대리 투표 논란'과 '실력 논란'은 온라인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제 막 비상하려던 강승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아닌 시청자 투표였다. 강승윤은 이날 총 281점의 심사위원 점수로 283점을 얻은 존 박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사전 인터넷 투표와 현장 시청자 문자 투표 점수에서 다른 도전자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본선 무대에서 심사위원 점수보다 더 큰 힘이 됐던 시청자 투표가 자신의 날개를 꺾었지만 강승윤은 한 편의 멋진 성장드라마를 찍고 씩씩하게 퇴장했다. 그간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강승윤의 자신감을 '허세'로 지적했던 시청자도 이날만큼은 그의 당당함을 '근성'과 '깡'으로 봐줬다.

"울진 않겠다. 내가 목표한 95점 이상 받아봤다. 솔직히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좋은 무대 보여 드렸다고 생각하고 후회 없이 가겠다"

윤종신 감독 연출·강승윤 주연의 '슈퍼스타K2'판 '화양연화'(花樣年華)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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