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없는 대표팀’ 이재성, “외로웠으나 충분히 쉬었으면”

사진=대한축구협회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라크의 경기. 후반전 추가골을 넣은 이재성(오른쪽)이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동점골을 넣은 오현규. 사진=연합뉴스

[용인=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10월 A매치에서 맹활약한 이재성(마인츠)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면서도 충분히 쉬길 바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안방 경기에서 이라크를 3-2로 제압했다.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무승부 이후 3연승을 달린 한국(승점 10)은 조 1위를 질주했다. 또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요르단, 이라크(이상 승점 7)와의 2연전을 연승으로 마무리하며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렸다.

2연전의 열쇠가 된 건 이재성이었다. 이재성은 특유의 헌신과 성실함으로 손흥민이 빠진 대표팀을 이끌었다. 여기에 득점력까지 선보였다. 요르단전 선제 결승 골과 이라크전 결승 골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 이재성이 선제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이재성은 이번 A매치를 앞두고 평소보다 더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늘 함께했던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엔 김진수(전북현대)까지 있었으나 이번 첫 소집 때는 이재성뿐이었다. 대체 발탁으로 들어온 문선민(전북)이 없었다면 친구 없이 소집을 마칠 뻔했다.

이재성은 “사실 (대표팀 소집 때) 친구가 없던 건 처음 같다”라며 “아주 허전하고 외롭기도 했고 부담감도 컸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말로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솔선수범하고자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로 나와 너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낯선 상황에 이재성도 소집 전 손흥민과 대화를 나눴다. 이재성은 손흥민에게 많이 의지한다며 “대표팀에서 너무나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하기에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집에 (손) 흥민이가 함께 하지 못했으나 이전까지 너무 많이 고생했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매우 힘들었기에 충분한 휴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라며 “흥민이가 없어서 부담을 많이 느꼈는데 그만큼 그동안 얼마나 흥민이가 큰 책임감을 지녔었는지 다시 실감했다”라고 빈자리를 말했다.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라크의 경기. 이재성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성은 홍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서 “공격적으로는 조금 더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율성을 많이 주는 것 같다”라면서 “수비적으로는 조직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걸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것들이 많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편하게 즐기고 있는 것 같아서 좋은 경기를 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2연전의 의의로 젊은 피의 활약을 꼽았다. 이재성은 “나보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대표팀에 긍정적인 역할이다”라며 “미래를 봤을 때 어린 선수들이 얻은 소중한 기회를 통해 팀과 개인 모두 성장하는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재성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많이 기억해 줬으면 한다며 “대표팀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했으나 뛰지 못하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라며 “그럼에도 내색하지 않고 팀을 위해 많이 희생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