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40년 명의 이야기]집념의 허준에서 기개의 허준까지

애민사상, 생명사상.. 드라마에서 어떻게 그려졌나
  • 등록 2013-05-23 오전 7:06:12

    수정 2013-05-23 오전 9:55:13

1975년 드라마 ‘집념’부터 2013년 드라마 ‘구암 허준’까지 허준을 극화한 작품들(사진=MB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아버지 김무생에서 아들 김주혁으로.

대를 이어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 1975년 처음 선보인 명의 허준의 이야기가 40년 가까이 지난 2013년 오늘 다시 대중을 만나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로 120회 걸쳐 선보이는 ‘구암 허준’(극본 최완규·연출 김근홍, 권성창)이 그 무대다. 잔잔한 호평을 일궈내며 팬층을 넓히고 있는 드라마의 매력은 단연 주인공 김주혁이다. MBC 1대 허준은 아버지 김무생이 처음 연기했고, 그 아들 김주혁이 한 세대를 뛰어넘어 다시 연기한다. 40년에 걸친 허준의 이야기, 어떻게 이어졌을까?

드라마 ‘집념’
◇1대 허준 김무생

허준을 주인공으로 한 첫 작품은 1975년 MBC 일일연속극 ‘집념’이었다. ‘교동마님’으로 유명한 표재순 PD가 연출을 맡았고, 이은성 작가가 대본을 썼다. 표재순 PD는 선조실록에 나오는 몇 줄의 기록을 토대로 임금이나 백성도 똑같다는 ‘애민사상’을 그려냈다. 표재순 PD는 “김무생은 낮은 목소리, 날카로운 눈빛 연기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집념’은 당시 1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작품상을 수상했고, 드라마의 주인공 김무생은 남자최우수상을 받았다.

영화 ‘집념’
◇2대 허준 이순재

드라마 ‘집념’은 1976년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드라마에 출연한 이순재가 2대 허준으로 낙점됐다. 각본은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이은성 작가가 썼다. 영화 ‘집념’ 역시 제16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우수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고, 제1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이은성 작가는 드라마와 영화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1984년 11월부터 부산일보에 ‘소설 동의보감’을 연재하게 됐다.

드라마 ‘동의보감’
◇3대 허준 서인석

1991년 MBC 월화드라마 ‘동의보감’으로 허준의 이야기가 다시 방송 전파를 탔다. 배우 서인석이 허준 역할을 맡았다. 특이한 점은 첫 드라마에 출연하고 영화에서 허준을 맡은 이순재가 허준의 스승 유의태로 나선 것. ‘동의보감’은 이은성 작가가 애초 ‘춘하추동’ 4권 분량으로 쓸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권을 완성하지 못한 채 1988년 세상을 떠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드라마 ‘허준’
◇4대 허준 전광렬

마침내 1999년 허준은 최고 시청률 64.2%, 평균 시청률 53%의 드라마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고, 전광렬이 허준으로 나섰다. 이순재는 1991년 드라마 ‘소설 동의보감’에 이어 또다시 유의태 역으로 출연했다. ‘허준’은 웬만한 시상식의 상을 전부 휩쓸었을 뿐 아니라 OST 돌풍, 부가상품 판매 등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결과도 낳았다. ‘허준’은 사극이라면 자칫 진부해 보였던 장르적 특성을 넘어서 한국 사극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도 받았다.

드라마 ‘구암 허준’
◇그리고 5대 허준 김주혁

“아버지께서 허준 역할을 먼저 하셔서 부담이 되지만 이것이 제 운명 같아서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2013년 4월 18일, 허준이 되살아났다. ‘선덕여왕’으로 사극 연출의 대가로 떠오른 김근홍 PD와 1999년 ‘허준’을 쓴 최완규 작가가 합류했다. 김주혁은 1대 허준인 아버지 김무생의 연기에 도전했고, 자신의 연기 영역에 맞서는 꿈을 꾸고 있다. 김주혁은 당시 허준을 연기한 아버지가 스타덤에 올라 집안을 일으키셨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예전부터 꼭 허준역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움말=1975년작 드라마 ‘집념’ 표재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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