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한류 스타와 한류 콘텐츠에 제동을 건 사례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한국 연예인이 중국을 방문할 때 비자 심사를 평소보다 꼼꼼히 한다든지, 중국 현지 공연장의 안전문제 등 조건을 까다롭게 한다든지 간접적인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빈 수지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한중 합작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중국 팬 미팅이 행사 3일을 앞둔 4일 전격 취소됐고, 그룹 와썹의 중국 프로모션 일정이 돌연 취소됐다. 또 ‘태양의 후예’ 세트장이 위치한 강원도는 중국CCTV7과 교류를 통해 원주, 속초 등 여행지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중국 측의 요구로 잠정 연기됐다. 강원도는 또 중국 파워 블로거, 한류 스타와의 만남을 통해 홍보영상을 제작하기로 했지만 이 또한 중국 측이 취소했다.
앞서 광전총국이 △빅뱅·엑소 등 아이돌의 중국 활동 금지 △신규 한국문화산업 회사 투자 금지 △한국 아이돌그룹 1만 명 이상 공연 불허 △기 계약 제외한 드라마 등 한국방송물(합작포함) 사전 제작 금지 △한국배우 출연 중국 드라마 제작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지침을 이달부터 적용하라고 각 방송사에 유선상으로 전달했다는 소문이 SNS를 통해 돌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네티즌이 사드 한반도 배치를 비난하면서 ‘애국심이 오락을 앞선다’는 중국 네티즌의 반응을 전했고, 그 여파로 엑소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연예기획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여행업계의 바람과는 달리 방한 중국인관광객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다음 달 1일 월드컵 한·중 예선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찾기로 했던 중국응원단 3000명이 방한행사를 취소했고, 회원 수 12만명의 중국 도자기협회도 협의 중이던 방한행사를 취소했다.
중국이 한국과 외교적 문제를 고려한 속도 조절을 이유로 한류 콘텐츠 확산이나 한중 관광 교류 통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이나 문건을 배포한 적은 없다. 다만 한류 콘텐츠를 방송국 자체의 판단으로, 법적 조건의 미비 등을 이유로 틀어막고 있는 등 비공식적 통로로 제어하고 있어 이를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재원 문화평론가는 “중국이 앞서 일본과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을 벌일 당시 간접적 제어로 일본 콘텐츠를 일거에 막은 적이 있다”면서 “중국의 국내 여론 흔들기에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는 와중에 대만 등 다른 국가로 한류 콘텐츠 확산을 모색하는 등 다각도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