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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중희(33)는 영화 ‘군함도’로 연기의 꽃을 피웠다. 지옥 같은 군함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조선인들을 다그치다 못해 학대하는 야마다가 그가 맡은 캐릭터다. 야마다는 영화 중반부터 자신의 입지를 다지면서 영화의 막판 광기 어린 행동으로 조선인을 핍박한다.
“역할이 일본인이어서 일본어로 오디션을 봤어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일본에서 살았으니, 일본어는 자신있었죠. 막상 오디션을 붙고 나니 문제더라고요. 영화 속 대사는 현대 일본어라기 보다 근대 일본어였거든요. 몇몇 단어가 입에 붙지 않아 아예 통째로 외웠어요.”
표정이나 연기만 봐서는 비중 있는 캐릭터를 자주 맡았을 것 같다.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의 노점상 주인, ‘연애의 맛’의 포장마차 손님 등 그동안 단역을 주로 맡아왔다. 그런 그에게 ‘군함도’는 행운 같은 작품이다.
영화 촬영을 시작하고 첫 대사를 할 때였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카메라 동선 밖에서 연기를 했다. 특정 지점까지 걷다가 멈추고 대사를 해야 하는데, 긴장한 나머지 다른 인물 뒤에서 먼저 연기를 했다. 김중희는 “감독님이 ‘야마다 역할에 뽑힌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라며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말해주셨고, 황정민 선배님은 동선을 알려주시면서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소속사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찾아다녔죠. 다행히 ‘군함도’를 통해 제 얼굴을 더 알리게 돼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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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는 갇힌 공간이죠. 별로 크지도 않은 그 공간은 커다란 벽에 막혀 넘어갈 수도 없어요. 영화의 종반 부서진 컨베이어 벨트가 벽을 타고 세워질 때 카메라가 벽을 넘어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지점을 보여줘요. 전, 그 장면에서 당시 조선인의 희망을 봤어요. 항상 지하에 있던 사람이 꿈꿨던 자유, 희망,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