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폼도 구위도 외삼촌 빼닮았네"

청룡기 고교야구 승리투수 된 북일고 이영재 "외삼촌 송진우처럼 되고싶다"

서울고 김동빈은 김용국 아들 대잇는 청룡스타들도 볼거리
  • 등록 2009-05-22 오전 8:17:10

    수정 2009-05-22 오전 8:17:10

[조선일보 제공] "폼도 비슷하고, 공도 묵직한 게 송진우 젊을 때랑 똑같네."

북일고와 배재고가 맞붙은 20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 북일고 좌완 투수 이영재는 5와 3분의2 이닝을 1안타(6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돼 야구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영재의 생김새나 투구 스타일은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210승), 최다 투구이닝(3003이닝) 기록을 갖고 있는 송진우(한화)를 떠올리게 했다. 닮은 게 당연했다. 이영재는 "외삼촌 송진우처럼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야구인의 피가 흐르는 '2세 선수'들의 활약을 보는 것은 청룡기의 또 다른 재미다. 조카의 활약을 전해 들은 송진우는 21일 전화 통화에서 "나는 청룡기와 별 인연이 없었는데, 영재는 꼭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세광고 3학년 때인 1984년 청룡기에 출전했지만 팀이 초반 탈락했다. 조카의 투구에 대해 "공의 위력은 훌륭한데 제구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시절의 자신과 비교해 달라고 했더니 "당연히 요즘 애들이 체격 조건이나 힘이 월등하지 않으냐"며 웃었다. 송진우는 "큰아들 우석이가 같은 팀 1학년이다. 어제 대타로 나와 안타를 쳤다"고 자랑했다. 그는 대를 이어 야구를 하는 아들과 조카를 향해 "학생 때는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평생 야구를 할 기반을 닦았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맨 먼저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서울고 주장 김동빈은 삼성 김용국 코치의 아들이다. 현역 시절 아버지처럼 3루를 지키는 김동빈은 20일 제주고와의 2회전에서 4타수 2안타(2타점)를 쳐 팀 승리에 앞장섰다.

청룡기 최다 우승(8회)을 자랑하는 경남고는 부자(父子)가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아버지 이종운 감독은 두 번의 청룡기 우승(2006~2007년)과 준우승(2008년)을 일궈냈고, 3학년인 아들 이정윤은 2루수 겸 3번 타자로 팀 공수의 핵심이다. 경남고가 1회전 탈락해 이 부자의 '동반 활약'은 볼 수 없게 됐다.

화순고 2학년 김선현은 KIA 유격수 김선빈의 동생이다. 작은 체구(1m65), 뛰어난 내야 수비, 재치 있는 타격이 형과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일고에 져 2회전 진출에 실패한 김선현은 "형을 따라 야구를 했고, 형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프로에 가면 내가 형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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