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 클럽 취향인 아들을 성인가요 무대로 이끄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하되 스스로 앞 길을 헤쳐나가는 데 성인가요가 좋을 것이라고 설득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벌써부터 딸에 이어 아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기쁘네요.”
가수는 노래를 부르는 도구가 아니라 노래이자 악기 그 자체라는 게 소명의 생각이다. 그 역시 젊은 시절 록그룹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다. 소명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기타를 잡기 시작하다 대학 졸업 후 경기도 수원 다운타운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가수의 길에 접어들었다. 대학 시절에는 교내 노래 동아리에서 록 보컬로도 이름을 알렸다. 소명은 90년대 말 KBS ‘신인무대’, MBC ‘신인가요제’ 등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섰다.
“노래 잘한다고 수상도 몇차례 했죠. 그 덕에 음반도 몇 개 냈는데, 다 안됐어요. 그래도 노래는 버릴 수 없는 제 꿈이었죠.”
소명은 노래를 잠시 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침대 판매업으로 큰 돈도 만져봤다. 하지만 어느날 “내가 뭘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다. 결국 회사를 처분하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댄스 계통의 성인가요 ‘살아봐’로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그 때 새롭게 시작하는 뜻에서 본명인 소명호에서 마지막 ‘호’를 떼어냈다. 그러다 ‘빠이빠이야’를 만나고, 연달아 히트곡을 낸 트로트 가수가 됐다.
소명은 최근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전통가요 케이블 부문에서 ‘올해의 10대 가수상’을 3회 연속 수상했다. ‘빠이 빠이야’·‘유쾌상쾌통쾌’·‘미고사(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으로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었고, 올해 ‘보디가드’를 새롭게 내놓고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 뉴스를 보면 어려운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죠. 저 역시 팬들에게 저를 알린 노래 ‘빠이빠이야’를 부를 때면 ‘무명 시절이여~ 빠이빠이야’라고 최면을 걸곤 했어요.”
소명은 무엇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 술, 담배를 멀리 한다. 맑은 정신으로 음악을 한 게 트로트 가수로 주목 받는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믿는다. 원래 녹음했던 키(key)보다 반 키가 더 올라갈 정도로 아직 목도 건강하다. 표정에는 생기가 넘치고, 말투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소명은 2013년을 앞두고 트로트 가수로서는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소명은 지난 2000년부터 3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동료들과 함께 총 35회의 ‘I Love Trot Concert’를 열었다. 최근까지 ‘소명 명품콘서트’라는 제목의 공연도 20회를 열었다. 5000석 규모의 공연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공연에 이어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가졌다. 특히 잠실실내체육관 공연은 트로트 가수로는 단독공연을 처음 가진 무대여서 자부심 또한 크다.
“저에게 공연은 또 다른 활력이죠. 트로트 뿐아니라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죠. 마술 쇼 등 재밌는 설정도 있고요.”
|
“아이들이 가수를 한다고 할 때 말렸어요. 너무 힘들다, 꼭 그 길을 가야 하나 계속 되물었죠. 하지만 아이들의 꿈을 막을 수 없었죠. 마치 저의 젊은 시절과 똑같더라고요. 이젠 가족 콘서트를 여는 날도 있겠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