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MBC ‘이리와 안아줘’, SBS ‘훈남정음’ 등 지상파 3사의 수목 미니시리즈 5%대 미만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사진=KBS, MBC,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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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방송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지상파 시장에 먹구름이 끼었다.
최근 지상파 3사가 드라마 회당 방송시간을 60분에 맞추기로 합의한 게 현재 지상파의 현주소를 드러낸다는 평가다. 드라마 방송 시간 축소에는 방송 콘텐츠가 모바일 콘텐츠라는 위협적인 대체재가 등장해 위기를 맞은 게 그 배경이다. 더욱이 웹드라마 채널,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제작사 때문에 질 좋은 방송 콘텐츠 확보도 어려워졌다. 결국 콘텐츠-소비자-광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무너지게 돼 아예 드라마 방송 시간을 줄이게 됐다.
실제로 올해 1월 나온 ‘2017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출처 방송통신위원회)를 살펴보면 지상파의 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지상파 방송의 광고 매출은 2015년 1조9112억3000만원에서 2016년 1조6228억2000만원으로 3000억원 급감했다. 지상파 3사는 협찬 매출액을 높이고, 프로그램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만회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기간 IPTV방송사업 매출액은 연평균 30% 남짓 폭발적인 증가 폭을 기록했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드라마 방송 시간 축소로 연간 300억원 대의 직간접적인 광고 매출액 감소를 예상하기도 한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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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상파 드라마국에 따르면 3사는 7월 1일부터 평일 오후 10시 드라마와 주말극의 방송시간을 광고를 제외하고 60분에 맞추기로 했다. 광고 시장의 어려움, 주 52시간 근무제 등 외적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3사가 합의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방송시간 60분’은 전(前)타이틀과 전CM, 프리미엄CM, 후(後)타이틀과 후CM을 제외하고 드라마 내용과 1부 방송 전 연령고지 일부, 1부 끝 타이틀, 2부 타이틀, 2부 연령고지 등을 합한 시간이다. 다만 지상파 3사는 ‘상호 신뢰 하에 구두 합의’를 전제로 관련 내용을 별도로 문서로 만들지는 않았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 시간의 1/10까지 방영할 수 있는 CM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한때 70분 드라마를 만들어 논란이 된 적이 불과 몇 해 전이다”면서 “이젠 ‘완판’이라는 용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광고 시장이 다른 플랫폼에 눈을 돌리면서 제작사 역시 글로벌 시장로 나아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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