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2018년 11월 발매된 드렁큰 타이거 정규 10집 ‘드렁큰 타이거 X : 리버스 오브 타이거 JK’(Drunken Tiger X : Rebirth Of Tiger JK)입니다. 앨범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타이거JK가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받은 CD입니다.
드렁큰 타이거는 1999년 데뷔해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위대한 탄생’, ‘굿 라이프’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며 한국 힙합 대중화와 역사를 이끈 주인공이죠. 타이거JK는 멤버 DJ샤인이 5집 활동을 끝으로 탈퇴한 뒤 홀로 드렁큰 타이거의 명맥을 이었는데요. 10집인 ‘드렁큰 타이거 X : 리버스 오브 타이거JK’는 ‘드렁큰 타이거 이름으로 내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선언을 하고 내놓은 앨범이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타이거 JK는 청춘을 바친 드렁큰 타이거와의 작별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며 ‘타임캡슐로 보낸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는 “돈을 벌려면 드렁큰 타이거라는 브랜드를 계속 가져가는 게 맞다. 그럼에도 드렁큰 타이거를 묻어두는 큰 모험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약간의 걱정도 있지만, 새로운 길을 걸어갈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드렁큰 타이거가 좋은 음악을 들려준 팀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냈었죠.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한 이들의 랩 가사에는 드렁큰 타이거, 그리고 타이거 JK를 향한 존경심을 한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름만 대면’에 참여한 도끼의 경우 타이거 JK가 과거 자신의 외할머니 장례비를 다 내주고, 처음으로 곡비를 준 고마운 존재였다는 사실을 언급해 훈훈함과 뭉클함을 안겼습니다. 그는 ‘내 어릴 적 영웅인 타이거 JK의 부탁에 난 거절은 안 해’라고 외치기도 했죠.
‘우리가 만들었다’. 인터뷰 당시 타이거 JK는 드렁큰 타이거를 담을 타임캡슐에 쪽지를 함께 넣는다면 어떤 메시지를 적고 싶냐고 묻자 이 같이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팬분들이 존재했기에 국내에 힙합이 대중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이번 앨범을 접하면서 ‘우리가 함께 만든 일’이라는 걸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진솔한 설명을 보탰습니다.
드렁큰 타이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타이거 JK의 음악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타이거 JK는 ‘드렁큰 타이거 X : 리버스 오브 타이거JK’를 낸 이후 ‘심의에 걸리는 사랑노래’, ‘호심술’, ‘POV’ 등의 곡으로 팬들과 교감했습니다. 최근에는 윤미래와 함께 웹툰 ‘진주’ OST 가창을 맡았고요. 다채로운 무대에 오르며 공연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