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들' 정지윤. "김고은과의 비교. 좋기도, 싫기도 해요"

28세의 나이에 스크린 데뷔...장애인에 노출 연기까지
  • 등록 2012-09-10 오전 8:24:30

    수정 2012-09-10 오전 8:26:24

배우 정지윤.(사진=H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채희의 옷을 다시 입으니, 눈물이 덜컥 나더라고요.”

배우 정지윤은 영화 ‘공모자들’ 개봉을 앞두고 포스터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작가는 “영화 속 캐릭터 채희의 슬픔을 표현해달라”고만 요청했다. 정지윤은 영화 촬영 내내 입었던 채희의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다 지난 촬영 기간에 몰입했던 그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첫 촬영 때의 감격부터, 노출 신 촬영할 때의 당황까지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다.

“지난해 12월 영화 고사를 지내자마자 첫 촬영을 했죠. 임창정, 오달수, 최다니엘 선배처럼 유명한 스타들을 멀리서만 바라보다 함께 하니 참 신기했어요. 마치 UFO를 탄 느낌이랄까? 그래도 티 안 내려고 노력했어요. 하하.”

정지윤은 영화 ‘공모자들’(감독 김홍선·제작 영화사채움)에서 장기 밀매의 희생양이 돼 납치당하는 여성 윤채희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시작이 되는 캐릭터다. ‘공모자들’은 채희를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가 주요 축이다.

정지윤의 영화 속 연기는 신인답지 않게 파격적이다. 윤채희는 휠체어에 의지한 하반신 마비를 앓는 인물로 바다 한가운데 배에 갇혀 장기를 적출당하는 위기에 처한다. 정지윤은 재활의학병원을 찾아 휠체어를 이용한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실제로 두 달 남짓 휠체어를 타고 생활했다. 정지윤은 장기를 끄집어내려는 의사에 의해 상반신이 노출된 채 작업대에 올려진 채 발버둥을 치는 연기를 해야 했다.

“영화가 개봉된 후 ‘은교’의 김고운과 비교하는 평도 있더라고요. 아마 노출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촬영 전에는 용기백배의 자세로 나섰는데, 솔직히 쉽지 않았어요. 노출 장면을 첫날 찍고, 그 다음날에는 갑자기 수치심이 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배우 정지윤.(사진=H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지윤은 배우 서영희의 조언에 힘을 얻었다. 연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더니 ‘너를 보여줘’라는 짧은 문자 메시지가 왔다. 정지윤은 전쟁 같은 느낌의 베드 신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밝아지려고 ‘마인드콘트롤’을 했다.

정지윤은 세종대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사를 졸업하고 만 스물여덟의 늦은 나이에 스크린에 데뷔했다. 정지윤은 대학 재학 시절 연극영화과 수업을 우연하게 들었다 연기의 매력에 빠졌다. 4학년 1학기에 들어서 전공을 살려 디자인 분야로 나갈까 고민하다 극단에서 연기를 꿈꾸며 여러 작품의 조·단역 오디션에도 응모했다.

“연기하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캐릭터를 맡겨주면 올인하겠다는 각오도 크죠. 사실 첫 영화작품에서 장애인 연기에, 그것도 노출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도전과 열정만큼은 자신 있어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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