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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지윤은 영화 ‘공모자들’ 개봉을 앞두고 포스터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작가는 “영화 속 캐릭터 채희의 슬픔을 표현해달라”고만 요청했다. 정지윤은 영화 촬영 내내 입었던 채희의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다 지난 촬영 기간에 몰입했던 그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첫 촬영 때의 감격부터, 노출 신 촬영할 때의 당황까지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다.
“지난해 12월 영화 고사를 지내자마자 첫 촬영을 했죠. 임창정, 오달수, 최다니엘 선배처럼 유명한 스타들을 멀리서만 바라보다 함께 하니 참 신기했어요. 마치 UFO를 탄 느낌이랄까? 그래도 티 안 내려고 노력했어요. 하하.”
정지윤의 영화 속 연기는 신인답지 않게 파격적이다. 윤채희는 휠체어에 의지한 하반신 마비를 앓는 인물로 바다 한가운데 배에 갇혀 장기를 적출당하는 위기에 처한다. 정지윤은 재활의학병원을 찾아 휠체어를 이용한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실제로 두 달 남짓 휠체어를 타고 생활했다. 정지윤은 장기를 끄집어내려는 의사에 의해 상반신이 노출된 채 작업대에 올려진 채 발버둥을 치는 연기를 해야 했다.
“영화가 개봉된 후 ‘은교’의 김고운과 비교하는 평도 있더라고요. 아마 노출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촬영 전에는 용기백배의 자세로 나섰는데, 솔직히 쉽지 않았어요. 노출 장면을 첫날 찍고, 그 다음날에는 갑자기 수치심이 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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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캐릭터를 맡겨주면 올인하겠다는 각오도 크죠. 사실 첫 영화작품에서 장애인 연기에, 그것도 노출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도전과 열정만큼은 자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