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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의 미국 감독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이 지구 반대편 땅 한국에서 할리우드 SF 영화를 찍기로 결심한 이유다.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은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첫 한국 로케이션 영화 ‘더 라스트 티켓’(The Last Ticket)의 크랭크인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매료된 한국의 분위기와 사람들, 한국 작품 및 배우들의 매력에 감탄했다.
올해 말 크랭크인을 앞둔 영화 ‘더 라스트 티켓’은 디스토피아 미래에서 펼쳐지는 SF 액션 스릴러다. 능력보다 큰 야심을 품은 주인공 마이크 핀(톰 호퍼 분)이 감옥에서 출소한 후 자신을 감옥으로 이끈 이들에게 복수하고자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100% 한국 로케이션으로 제작되는 프로젝트로, 할리우드에선 첫 시도다. ‘헝거게임’, ‘파라다이스 로스트’, ‘퓨처맨’ 등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조쉬 허처슨과 ‘레지던트 이블: 웰컴 투 라쿤 시티’, ‘러브 더 인 빌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드라마 ‘언브렐라 아카데미’ 등에 출연한 톰 호퍼가 주연을 맡았다. 현재 여주인공 ‘안야’ 역으로 활약할 한국 여배우를 낙점하기 위한 캐스팅 작업에 한창이다.
이 영화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은 미국 LA의 유명 광고 및 필름 제작사 7ONE7의 대표다. 이미 패션 및 광고 업계에선 메르세데스 벤츠, BMW, 렉서스, 까르띠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의 광고 및 패션 필름들을 수십 편 연출한 베테랑이다. 현재 ‘더 라스트 티켓’과 함께 영화 ‘롱 곤 히어로스’(Long Gone Heroes)의 시나리오 및 감독으로도 작업 중이다. 특히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다이하드 4.0’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매튜 딘 러셀이 VFX 프로듀서로 합류해 화려한 영상미를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7ONE7 Films의 아시아 지부 총괄 책임자(Executive Producer)인 정기진과 프로듀서 정서인, 7ONE7 Films 현지 프로듀서인 바비 구티에레즈(Bobby Gutierrez)가 프로듀싱을 담당한다.
또 “한 국가의 건축물 구조, 도시의 배경 등은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사고방식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한국의 건축물들이 한국인들이 지닌 고유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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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배우 캐스팅을 물색 중인 여주인공 캐릭터 ‘안야’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산티아고 감독은 “상냥하고 귀여운 여성들이 등장하는 다른 서양 로맨스 무비와 달리 ‘강인함’이 매력포인트인 캐릭터”라며 “지적이며, 힘으로 남자들을 밀고 당기면서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인물이다. 한국 여성들은 겉모습은 상냥하고 스윗할지라도, 내면은 누구보다 강인한 사람들이란 인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이 배역을 연기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청자이자 관객으로서도 K콘텐츠와 한국배우들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산티아고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5번이나 봤다”며 “한국의 작품들은 한국적이면서, 실험적인 소재를 활용한다. 하지만 그 소재를 통해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린다”고 말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K콘텐츠가 세계에서 받는 주목도가 높은 이유 역시 이에 비롯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영화 한 편을 볼 때 두 번을 본다. 두 번째 볼 땐 볼륨 및 자막을 끄고 화면에만 집중하는 편인데 그 때마다 한국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뛰어나다고 느낀다”며 “이들의 연기를 보면 언어의 도움 없이 표정과 제스처 만으로 이들이 표현하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에 꼭 한국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팬심을 전했다.
‘더 라스트 티켓’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관객들에게 인종과 지역, 국가의 구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이 작품이 ‘한국 영화’인지, ‘할리우드 영화’인지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인종, 국가 꼬리표 없이 작품 자체로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이 잘되어 더 많은 세계의 제작자, 감독들이 후속으로 한국에서 작업하는 일이 많아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