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어렵겠으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선수의 소감 중 일부다. ‘셔틀콕의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은 세계 정상에 선 순간 불투명한 미래를 말했다.
그는 부상과 선수 관리, 훈련 방식, 대회 출전에 관한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을 털어놨다. 아울러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단순한 동행이 아니었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양궁협회와 함께 그룹 연구개발(R&D) 능력으로 양궁 장비 개발 기술 지원을 해왔다.
모두가 양궁협회 같으면 좋겠으나 그럴 수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 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모든 종목이 양궁처럼 지원받을 순 없지 않느냐”라며 “우리는 회장사가 있는 종목도 아니다”라고 한계를 말했다.
양궁이나 배드민턴처럼 4년에 한 번 올림픽에서 관심을 받는 종목이 꾸준하고 풍족한 지원을 바라긴 어렵다. 다만 환경 개선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건 소통에서 나온다. 선수는 요구사항을 피력하고 협회는 실현 가능성 유무를 답해주면서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안세영에게 지금 필요한 건 풍족한 지원보다 가까이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어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