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한국영화의 힘]① 할리우드까지 진출..올해 두배 성장

부산 집어삼킨 쓰나미, 불길 속 타워..상상력을 화면으로
제작비 10% 규모로 CG 확대 규모..감동 두배
  • 등록 2013-01-04 오전 10:22:34

    수정 2013-01-04 오전 10:23:35

영화 ‘타워’의 실감나는 불과 관련된 CG를 포스터에 담는 장면.(사진=영화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 불과 불이 만난다. 소방대장 강영기(설경구 분)는 발화점을 찾아 맞불을 놓는다. 헬기를 폭파시킨 불과 건물 내부의 불이 만나게 해 화재를 진압시키려 한다. 건물의 철제 구조 사이로 빨갛다 못해 하얀 불길이 공포처럼 쏟아진다.

재난 영화 ‘타워’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 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과 불은 CG로 만들어졌다.

영화 CG산업이 2013년 들어 급속도로 성장할 태세다. 흔히 CG로 불리는 VFX(Visual Effect)산업 규모는 지난 2012년에 비해 올해 들어 최대 두 배 가까이 매출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재하 한국CG산업협의회 회장은 “올해 영화 CG산업은 국내 영화의 성장과 해외 합작 영화의 개봉으로 인해 2012년 200억~300억 규모보다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CG산업의 수출액이 한국 영화 본편의 수출액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CG산업은 2012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2년 영화 시장은 누적 관객이 1억90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설만큼 호황을 누렸다. 영화 CG산업 역시 CG로 꾸며진 다양한 영화 개봉에 힘입어 양적·질적 성장을 일궈냈다. 올해에는 총 제작비 230억원 중 100억원이 CG에 투입되는 영화 ‘미스터 고’가 중국과 합작으로 개봉하는 등 규모 면에서 많이 커졌다.

국내 영화 CG산업은 영화 ‘7광구’ 등에 참여한 모팩, ‘타워’ 등으로 유명한 디지털아이디어를 시작으로 파워캐스트, 매크로그래프, 넥스트비주얼, 포스, 덱스터디지털 등 10여 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각 업체마다 2D, 3D, FX(물과 불 등 특수효과), 매트페인팅(군중, 건물 등 배경 CG) 등 분야별 전문가가 평균 8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연구실 수준이었던 각 CG업체는 최근 들어 저마다 CG의 각 분야에 특색을 가진 ‘강소(强小)기업’으로 발전했다. 이윤석 덱스터디지털 이사는 “한때 대기업이 영화 CG산업에 진출하면서 수직계열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원동력이 업무의 특성상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영화 CG가 만들어지는 순서도.(사진=모팩 제공)
한국 영화CG의 성장은 영화의 양적·질적 성장과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엮어내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던 10여 년전과 달리 가상의 생명체가 등장(영화 ‘괴물’)하고, 자연의 힘(영화 ‘해운대’)과 마주하는 등 상상력의 진폭이 커졌다. 그 상상력을 화면으로 옮기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면서 한국 영화 CG산업도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장원익 모팩 VFX PD는 “한편으론 빼어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감독 등 영화 제작진 덕분에 영화 CG산업이 성장했고, 또 한편으로는 불의 힘을 화면에 담아내는 등 CG 기술이 없었더라면 영화 ‘타워’도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게 영화여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 게 현재 영화 CG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내 영화 CG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0~3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영화 CG산업의 규모에 한계를 절감한 탓이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와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도 상반기 개봉하는 등 한국 영화의 저력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높아졌다. 영화 CG 산업은 ‘미스터 고’의 한·중 합작 등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구축했고, 영화 ‘더 라스트 나이츠’의 한·미 합작으로 할리우드와 물꼬를 터는 데 성공했다. 이들 두 작품은 CG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만 각각 100억원 규모에 이른다. 김재하 회장은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가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올 한해 또 다른 경험을 쌓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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