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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가 이탈리아 원작을 보고 리메이크 제안을 해 수락했어요. 당시 난 ‘1박2일’ 유호진 PD가 쓴 소설 ‘플레이어’를 영화로 2년 가까이 준비하던 때라 고민을 하던 차였죠.”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했다. 강원도의 한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네 친구가 부부 동반 모임에서 전화, 문자, 이메일 등 휴대폰에 담긴 비밀을 공개하는 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서로 감출 비밀 하나 없다는 40년 지기 친구가 게임이 진행되면서 하나씩 비밀을 드러내는 과정을 블랙유머로 엮어냈다.
“극 중 석호(조진웅 분)의 롤모델이 된 의사가 한 명이 있어요. 제 군대 동기였죠. 그 역시 강원도 속초 중앙시장 고무 다라 2개 놓고 나물 팔면서 공부를 했다고 해요. 제 주위의 인물 에피소드와 경험치를 차용해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역린’ 촬영 이후 후반 작업을 하는데 5주 정도 걸렸어요. 110억 원 규모의 영화인데, 조금 촉박했던 거 같아요. 드라마 PD는 막방까지 온전히 에너지를 쏟아내고 탈진하는데, 영화 연출자는 촬영 이후에도 후반작업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있어요. 리듬을 놓쳤다고나 할까요? 이번에 몇몇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힘을 쏟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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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은 개봉과 함께 영화 관객 외에 영화 관계자들에게 또 다른 자극제가 됐다. 지난 추석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가 1~2주 동안 연이어 개봉돼 저마다 흥행성이나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완벽한 타인’은 30억원 대 중저예산 영화임에도 휴대폰으로 벌어지는 블랙유머라는 색다른 콘셉트와 물 흐르듯 흘러가는 배우의 연기를 담아낸 연출력으로도 흥행성과 작품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방증을 보였다. 할리우드 ‘서치’ 이후 IT에 익숙한 관객의 정서와 잘 맞물린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으로 평가받을만하다.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의 허브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를 잘하는 연출자를 영화계에서 활약하도록 돕거나, 또 그 반대의 흐름에도 도움을 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연출자로 계속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좋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