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인생]③ 조승구 "말기 갑상선암, 트로트로 이겨냈다"

우리 정서 담긴 성인가요 널리 알리는 게 목표
  • 등록 2013-08-01 오전 8:51:31

    수정 2013-08-01 오전 8:51:31

트로트 가수 조승구가 이데일리 스타in과 만나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갑상선 암을 딛고 무대에 선 인생 역정을 고백했다.(사진=고규대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트로트 가수 조승구는 인터뷰를 두 달 가까이 미루고 미뤘다. 운동으로 달라진 몸과 마음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뜻 때문이었다. 최근 KBS ‘가요무대’ 대기실에서 만난 조승구는 단단한 팔과 매끈한 복부 근육을 자랑할 정도였다. 조승구는 “변화된 몸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직 80% 밖에 안됐네요”라며 “다음에 인터뷰할 때는 꼭 상반신 복근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조승구는 지난 2007년 갑상선 암 말기를 발견한 후 2년 넘는 투병 생활 끝에 다시 가수로 무대에 섰다. 항생제·항암제 치료를 받는 게 쉽지 않은 몸 상태여서 두 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음 해 2007년 2월 수술대에 올랐다. 림프선, 임파선 등에 전의가 의심되는 상태라 갑상선, 부갑상선 등을 모두 떼어냈다.

“2000년 초반에도 ‘전라남도 나훈아’라고 불릴 만큼 활발하게 활동했어요. 수술 끝나고 노래는커녕 말도 제대로 안 나오니 죽을 것만 같았아요. ‘아, 노래도 못 부르니 내 인생이 뭐가 소용 있나’ 이런 생각도 했죠. 날마다 관악산을 오르면서 건강을 챙기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소리를 내는 연습을 했어요. 아마 1년 6개월쯤 관악산을 올랐을 거예요. 그렇게 하루, 이틀, 한달, 두달, 1년, 2년을 고생하니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트로트 가수 조승구는 최근 갑상선암을 이겨낸 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사진=고규대 기자)
조승구는 수술 전 84kg 남짓한 몸무게도 70kg 아래로 줄였다.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병마를 이겨내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갑상선 수술 후 가장 치료와 회복이 잘된 경우로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드는 이유는, 끊임없는 땀과 노력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팬들에게 다시 전하고 싶어서다.

“다시 무대에 서게 되면서 무료로 노래 봉사도 많이 다녔어요. 갑상선 암을 앓으신 분들은, 제가 어떻게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됐는지 궁금해하시죠. 제 손을 잡고 어떻게 이겨냈느냐고 물으실 때마다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몸을 만드는 이유도 한 단계 달라진 모습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죠.”

조승구는 2000년 1집 앨범 ‘러브 스토리(Love Story)’를 발표하고 ‘꽃바람 여인’ ‘외로운 여자’ ‘사랑의 꽃’ 등으로 사랑을 받았다. 2012년 제12회 대한민국 전통가요대상 인기가수상을 수상했고, 최근에는 고향인 공주 인근 세종시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밴드 보컬 출신으로 직접 작곡작사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다. 결혼한 지 16년 된 아내 이미경 씨와 “신혼처럼 내내 사는 게 꿈”이라는 소박한 희망을 품고 있다.

“지방에 행사가 있을 때는 아내와 함께 가는 적이 많았어요. 아마 한 13년 전부터 그랬을 거예요. 제가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난 후에는 아내가 운전기사이자 매니저이자 웨이트 트레이너가 됐어요. 아침 운동을 거르면 밥을 안 줄 정도거든요. 하하.”

조승구는 노래를 다시 부르게 되면서 무대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 최근 노래하는 클럽 무대, 하다못해 카바레마저 사라져 성인가요 가수들이 설 무대가 줄고 있다는 게 아쉽다. 성인 가요 가수가 서는 TV 무대로 ‘가요무대’나 ‘열린 음악회’ 정도다.

“우리네 정서가 살아 있는 성인 가요가 앞으로 더 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을 보태고 싶어요. 작은 데서부터 트로트가 더 사랑받도록 힘쓰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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