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방탄소년단(BTS·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2016년 10월 발매한 정규 2집 ‘윙스’(WINGS)입니다. 방탄소년단이 앨범 발매 당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히트곡 ‘피 땀 눈물’이 타이틀곡으로 담긴 앨범이자 방탄소년단이 K팝 정상을 향해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한 순간에 등장한 앨범입니다. 기자간담회 당시 슈가는 앨범명 ‘윙스’에 대해 “날개를 달고 좀 더 멀리 날아가자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언급했었죠.
재미있는 점은 ‘피 땀 눈물’ 이후 등장하는 7개의 트랙이 모두 각 멤버의 솔로곡이라는 점입니다. ‘윙스’는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의 솔로곡이 모두 담긴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3번 트랙에 배치돼 가장 먼저 등장하는 솔로곡은 정국의 ‘비긴’(Begin)입니다. 퓨처 R&B와 트로피컬 하우스 요소를 배합한 몽환적인 사운드와 진솔한 노랫말, 풍부한 감정표현력이 인상적인 정국의 보컬이 어우러진 곡이죠. ‘아무것도 없던 열다섯의 나’ ‘형들이 있어 감정이 생겼어 나 내가 됐어’ 등 가사에 정국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어지는 4번 트랙인 지민의 ‘라이’(Lie)는 순수성에 대한 소년의 고뇌를 주제로 다룬 곡입니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드라마틱한 곡 구성이 특징인 곡인데, 특히 후렴 부분에서 터져 나오는 지민의 힘 있는 목소리가 귀를 시원하게 자극해줍니다.
7번 트랙인 RM의 ‘리플렉션’(Reflection)은 신스사운드가 돋보이는 리드미컬한 PB R&B 힙합 곡입니다. 자주 찾는 공간인 뚝섬에서 상념에 잠긴 상황을 풀어낸 잔잔한 랩이 중심이 된 쓸쓸하면서도 평온한 감성의 곡입니다. 8번 트랙은 제이홉의 ‘마마’(MAMA)인데요. ‘희망 전도사’ 제이홉 특유의 긍정 에너지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주제로 한 뭉클함을 자아내는 랩 가사가 경쾌한 올드스쿨 감성 힙합 비트와 어우러졌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무려 15곡으로 꽉 채운 앨범입니다. 솔로곡 다음엔 유닛곡인 10번 트랙 ‘로스트’(Lost)와 11번 트랙 ‘BTS 싸이퍼 4’(BTS Cypher 4)가 등장하는데요. 각각 보컬 라인(진, 뷔, 지민, 정국)과 래퍼 라인(RM, 슈가, 제이홉) 곡입니다.
13번 트랙 ‘21세기 소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건네는 응원 메시지를 다룬 곡입니다. ‘우린 모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풍성한 힙합 사운드에 맞춰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14번 트랙 ‘둘! 셋’은 팀의 인사법을 제목으로 붙인 ‘팬송’인데요. 팬들을 향한 감사함을 표현한 진솔한 가사가 감성적이면서도 리드미컬한 힙합 비트가 어우러져 따듯한 에너지를 주는 곡입니다. 곡 말미에 부제이기도 한 ‘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을 합창하는 구간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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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윙스’ 발매 이후 이전보다 더욱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훨훨 날아올랐습니다. 앨범을 낼 때 “더 열심히 해서 빌보드 핫100에도 진입해보고 싶고,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도 한 번 받아보고 싶다”고 밝혔는데, 머지않아 그 꿈을 모두 이뤄내기도 했고요.
어느덧 ‘윙스’ 발매 후 7년이 지나 방탄소년단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팀이 되었는데요. 이들은 ‘BTS 페스타’를 성대하게 전개하며 글로벌 ‘아미’(ARMY)와 10주년 순간을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10주년 기념 신곡 ‘테이크 투’(Take Two)도 발매했고요. “열정과 순수한 마음을 항상 간직한 채로 활동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던 이들이 앞으로도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악 장르로 거듭난 K팝의 아이콘다운 멋진 행보를 이어가주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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