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석 공연장을 허하라!" K팝 전문 실내 공연장 건립 구체화

1만명 수용 가능한 실내시설 체조경기장 등 소수
음향 조명 등 제약 많아 `아레나` 형 공연장 논의
  • 등록 2012-04-04 오전 8:55:41

    수정 2012-04-04 오전 8:55:41

▲ 그룹 인피니트가 지난 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인피니트 제공)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4일자 3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최근 K팝의 열풍에 힘입어 대규모 실내 공연장을 건립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열악한 국내 인프라를 개선해 1만 석 규모의 전문 실내 공연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형 실내 공연장을 일컫는 ‘아레나’ 형태의 공연장 건립하자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실내 공연장 중 K팝 공연할 수 있는 시설의 숫자는 98개 남짓(2008년 `대중음악공연장 디렉터리` 참조)이다. 이 중 2000석 이상의 실내공연장은 KBS88체육관, 세종문화회관대강당, 세종대학교 대양홀, 예술전당 오페라 홀, 돔아트홀 등에 불과하다. 공연 대관 시설의 전체 숫자는 300개에 이르지만 10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은 20개 미만이고 체육관 등 비전문 공연시설이다.

국내에서 1만 석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 공연 시설은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불과하다. 체조경기장은 말 그대로 체조 경기를 열기 위한 시설이어서 K팝 공연에는 부적합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체조경기장은 천막 같은 구조여서 천정을 이용한 조명시설 등을 설치하는 게 어렵고 음향 또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K팝 공연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이 따른다.

실제로 지난 1일 앙코르 콘서트를 가진 그룹 인피니트도 큰 규모의 공연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해야 했다. 팬들은 인피니트의 원숙한 무대임에도 음향 등이 부족해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의 일본 아레나 투어를 기획한 SM엔터테인먼트 정창환 이사는 “일산 킨텍스의 경우에도 의 경우 전시목적으로 지어진 탓에 천정이 낮아 공연을 하기에 어렵다”며 “외국에서 현지 아레나급 공연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 정작 K팝의 주체인 한국에는 이 같은 규모의 실내 공연장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K팝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톱 그룹은 언급된 인피니트 등 20여 팀에 이른다. 그 때문에 체조경기장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이를 대관하려는 기획사 덕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공연기획사는 미리 체조경기장을 임대해놓고 뒤늦게 공연이 잡힌 가요기획사에서 웃돈을 받고 넘겨준다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정부도 `아레나`형 공연장 건립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말 K팝 공연장을 만들어 스튜디오, 연습실, 3D 영상 시설 등을 부대시설로 갖춘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국회도 ‘K팝 전용 공연장’ 건립안을 통과시키고 예산 책정을 고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연장 후보지로 잠실운동장이 거론됐지만 아직 검토된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제작자협회 맹정호 부회장은 “적어도 7000석 규모의 실내 전문 공연장의 건립은 궁극적으로 대중음악 수요자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 향상뿐 아니라 전문 공연장 이용에 따른 소비자 가격 인하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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