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중인 연예인이 범죄나 구설수를 일으켰을 때, 그 방송의 제작진이 공식입장을 통해 자주 쓰는 문구다. 지난 7일 tvN 예능 ‘작업실’ 제작진 역시 홈페이지에 이같은 문구를 사용했다. 전날 출연자인 가수 장재인의 폭로로 당시 연인이자 역시 출연자였던 가수 남태현의 ‘양다리 논란’이 불거지자 편집을 약속했다.
연인 몰래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않음을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출연한 방송마저 ‘양다리를 걸쳤기 때문에’ 통편집해야 하는 것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 2014년 일본 최고의 개그콤비 ‘다운타운’의 멤버 하마다 마사토시의 불륜 보도가 적나라한 데이트 사진과 함께 전해졌다. 열도는 즉각 ‘난리’가 났다. 영화배우 오가와 나츠미와 89년 결혼한 하마다 마사토시는 두 아들을 둔 50대 초반의 중년 남성. 상대는 당시 20대 후반의 여성이었고 두 사람은 3년간이나 밀회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쏟아지는 지탄에 하마다 마사토시는 자필 편지로 사과했다.
28일 방송된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300회 특집을 꾸렸다. 이날 제작진은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의 얼굴을 자막으로 가렸다.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던 것의 결과물이다. 방송 후 공식 게시판을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최정훈을 꼭 편집해야하는가’라는 주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촉망받는 밴드’에서 ‘원투펀치’를 맞은 잔나비는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잔나비가 아닌 최정훈이 출연하던 방송인데다 최정훈은 잔나비 소속이지만 학교 폭력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또한 아버지 회사의 경영 참여 여부도 아직 불명확한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드리지 않기 위해’ 가위를 들이댄 것은 성급한 선택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최정훈의 얼굴을 자막으로 가리고 개인컷 없이 단체컷에만 불쑥 등장시키는 어색함으로 편집을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양쪽 시청자에게 모두 불편함을 안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