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알고 보니 킹메이커? 박근혜·문재인·안철수까지

1996년 당시 김대중 총재 ‘이경규가 간다’로 첫 예능인터뷰
조만간 안철수까지 릴레이 만남, 23일 어떤 질문 내놓나
  • 등록 2012-07-20 오후 2:34:16

    수정 2012-07-21 오전 12:02:48

방송인 이경규(왼쪽)이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2012년 대선주자를 연이어 만나고 있다.(사진=TV 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풍경 하나. 지난 1997년12월19일 오전 고양시 일산의 김대중 당시 15대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 전세 버스에서 내린 지지자들이 밤새 ‘남행열차’를 불렀다. 내외신 기자들이 펼쳐놓은 TV 카메라 100여 대의 스포트라이트는 정원을 대낮처럼 밝혔다. 그 앞에 마이크를 든 이경규가 배우 최진실과 서 있었다. 김대중 당선인을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아침 김대중 당선인은 일어나자마자 밤새 거실에서 기다리던 지인, 심지어 그를 기다리던 기자까지 포옹했다. 당선인은 거실을 벗어나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위치가 달라졌다. 당선인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경호원들이 지지자는커녕 지인들조차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 결국 이경규와 최진실도 인터뷰는커녕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만남을 끝내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TV 프로그램 사상 첫 예능 인터뷰에서 만난 이는 이경규였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도 거의 없는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이경규가 간다’에 얼굴을 비춘 것 자체가 화제였다.

이경규는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에 발맞춰 이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당시 이경규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코너 ‘간다 투어’로 복귀하면서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경규를 주축으로 김제동, 김구라, 타블로가 경남 김해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도 방문하기도 했다.
방송인 이경규는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임에도 시사적 인물과 인터뷰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사진은 이경규가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에 출연할 당시의 모습.
최근 이경규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로 또다시 대선 주자를 연이어 만나고 있다. 지난 1월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최근 야당의 대표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경규를 만났다.

이경규는 23일 방송에서 또 다른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만남을 보여준다. ‘힐링캠프’ 제작진은 이경규를 주축으로 한 진행자들과 안철수 원장의 대화를 촬영했고, 현재 그 촬영 분량을 편집 중이다. 제작진은 “안철수 원장이 앞으로 행보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는 말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경규는 예능 프로그램 MC 중 시사·교양의 감각이 제일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경규가 간다’ 등 숱한 코너를 통해 대중문화에 머물지 않고 전방위의 유명 인사를 만나 왔다.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들도 이경규를 대중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창구로 선뜻 고른다. 문재인 의원은 출연 당시 “‘힐링캠프’ 나와달라고 섭외를 받았지만 내가 좀 아쉬워서 나왔다”고 농담을 했을 정도다.

민감한 시기 이경규의 날카로운 질문 하나하나에 촉각이 곤두선다. 저마다 출연에 앞서 질문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현장서 순발력 있게 나오는 이경규의 날카로운 질문을 피해 갈 수 없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예능 프로그램에나 어울릴법하지만 실상 그 인물이 가진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내는 매력을 갖고 있다. 알고 보니 대선주자로서 거쳐야할 ‘킹메이커’였던 셈이다.

이경규가 또 어떤 질문으로 안철수 원장의 내면을 들여다볼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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